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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등급 '석굴암' 최근 3년간 예산 한푼 없이 방치"

최종수정 2014.09.12 11:34 기사입력 2014.09.12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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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굴암 본존불 균열

석굴암 본존불 균열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석굴암이 최하위에 가까운 보존등급인 D등급을 받을 때까지 보존관리 관련 예산이 전혀 투입되지 않는 등 사실상 방치돼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국회 교육문화관광체육위원회 정진후 의원(정의당)이 2014년도 문화재청 국정감사를 위해 세계문화유산이자 국보 24호인 경주 석굴암 보존관리 현황을 검토한 결과 문화재청은 지난 3년 동안 석굴암 보존관리에 국비 예산을 한 푼도 지원하지 않았으며 홍보 예산도 1000만원 지원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검토 결과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석굴암과 강화고인돌, 수원화성 등 8개 세계문화유산의 보존관리를 위해 모두 1214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사업을 진행했지만 석굴암에 대해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보존관리 예산을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

정 의원은 예산 반영이 안 된 이유에 대해 "석굴암이 불국사와 함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예산이 적절하게 분배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문화재청은 지난해 세계문화유산 석굴암·불국사 보존관리 예산 16억8000만원을 지원했으나 삼층석탑 보수 6억4000만원, 불국사 기와 보수 5억원, 부속건물인 성보박물관 증개축 5억4000만원 등 불국사 보존관리에만 사용됐다.

특히 문화재청은 지난해까지 석굴암이 구조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왔다. 석굴암 훼손 문제가 제기된 지난해 말 박근혜 대통령이 현장을 방문하자 문화재청은 부랴부랴 석굴암 구조안전점검을 실시한 후 석굴암이 구조적으로 안전하다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이는 결함이 심각한 D등급을 받은 지난 8월 문화재 특별점검 결과와는 상반된 내용이다. 문화재청의 2013년 정기 점검 결과에도 석굴암 본존불을 비롯해 석굴 내 55곳에서 균열, 박리, 변색, 누수, 백화현상 등이 발견됐다. 올해 들어서야 석굴암 보존관리에 예산 10억4000만원이 긴급히 배정됐다. 이 예산은 ▲석굴암 보호각 보수 1억7500만원 ▲공조설비 현대화사업 3억9200만원 ▲정밀훼손도평가 연구용역·정밀구조 안전진단 연구용역 3억7100만원 ▲장기 보존관리 방안 국제학술대회 1억500만원 등으로 배정돼 있다.
이 밖에도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간 석굴암에 지원된 홍보 예산은 2011년 1000만원이 전부였다. 다른 세계문화유산들의 경우 체험프로그램, 버스투어, 홍보 동영상 제작, 포럼 및 워크숍, 해설사 운용 등 적극적인 홍보 마케팅 사업이 진행되는 동안 석굴암에는 해외소개용 한국어 교재 개발에 사업비가 지원됐을 뿐이다.

정 의원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아시아 및 세계의 대표 문화재인 국보 석굴암이 지난 3년간 방치되다시피 전혀 보존관리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문화재청의 우리 문화재 관리 수준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라며 “세계문화유산 등록에만 목을 맬 것이 아니라 이를 보존하고 세계 각국에 널리 알리는 데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문화재청 관계자는 "석굴암에 투입 예산이 전혀 없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며 "석굴암 보호각 보수에 2011년부터 2013년까지 9억원 넘게 예산이 들어갔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D'등급 자체가 훼손 상태가 심각하지 않아 당장은 모니터링만 필요한 수준"이라고 항변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정 의원 측은 "보호각은 석굴암 본존불 등 내부를 보호하기 위해 1960년대 석굴 앞쪽에 설치한 것일 뿐"이라며 "올해 안전진단 용역을 진행 중이면서 균열이 경미하고 모니터링만 필요하단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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