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신제품 발표와 함께 주가 하락…고급 시계 산업 '다크호스' 될까
애플이 9일 '아이폰6'와 함께 애플워치를 공개한 뒤 스와치그룹, 리슈몽 등 스위스 고급 시계 업체들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스와치의 경우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21% 급락했다. 같은 기간 리슈몽도 7% 내렸다. 이들 주가 부진의 일등공신은 애플워치 등장에 대한 우려다.
전날 모습을 드러낸 애플워치는 단순한 전자제품을 넘어서 최첨단 착용 가능한(웨어러블) 기능과 패션을 모두 잡겠다는 애플의 야심을 그대로 보여줬다.
애플워치의 터치스크린에는 강도가 센 사파이어 글라스가 입혀져 고급지향임을 분명히 했다. 특히 기본형·스포츠형과 함께 나온 에디션형의 경우 18캐럿 금으로 만들어졌다. '골드'와 '로즈 골드' 2개 재질로 출시된 이 모델의 본체 케이스는 도금이 아닌 통째로 금으로 제작됐다. 시장은 이를 명품 시계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애플의 의지로 받아들였다.
애플워치의 출시가격은 349달러(약 36만원)부터로 수천~수만 달러를 넘는 최고급 명품 시계들에 비하면 저렴하다. 하지만 애플워치의 가격대는 고급 시계 제조사들의 저가 시계 범위와 겹친다. 스와치그룹만 봐도 저가 시계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3%에 달한다.
물론 애플워치의 위력이 어느 정도가 될지는 내년 초 출시 이후에 알 수 있을 것이다. 일각에서는 애플워치가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는 혹평도 나온다. 그러나 애플워치가 기능이나 디자인 면에서 시계 산업의 '주류' 자리를 꿰 찰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이렇게 될 경우 그동안 역사와 명성에 의존해 온 글로벌 고급 시계 업체들 역시 변화가 불가피할 듯하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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