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점검, 시민에 떠넘긴 서울시
서울시는 이르면 오는 6일부터 1회 50~60여명의 시민ㆍ전문가 등이 참가하는 사전 개방 행사를 롯데 측과 함께 갖는다는 계획이다. 이 기간 동안 임시 사용 신청 구역을 둘러보며 종합방재훈련ㆍ안전대책ㆍ교통상황 모니터링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해 이달 중으로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장동엽 참여연대 상임간사는 "시는 사전 개방에 대해 묘수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요식행위일 뿐더러 사실상 사용 승인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라며 "요즘처럼 안전문제가 다시 부각 되는 이 시점에, 제2롯데월드와 석촌 호수 수위 문제 간의 연관성을 살피는 연구 용역 조차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안전성과 맞바꾸며 사전 개방 할 필요가 있는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수곤 서울시립대 교수도 "단순히 제2롯데월드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침하가 우려되는 잠실ㆍ송파 지역 전반의 지질 자료가 없는 이상 안전성 문제가 없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승인 여부를 떠나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만큼, 시가 소극적 자세에서 벗어나 정공법을 선택해 통렬히 반성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상습 정체 구역인 잠실사거리 일대의 교통대책을 두고도 시는 롯데 측이 장미아파트 앞 지하도로 설치ㆍ주차예약제 등을 받아들였다고 밝혔지만 문제제기는 여전한 상황이다. 임후상 송파시민연대 대표는 "제2롯데월드로 인한 교통대란에 대해 6개 교통대책이 나왔지만 실질적으로 현재 (교통 시설 중) 완공된 곳은 아직 한 곳도 없다"며 "사전 개방 때 하루 6~7회, 총 10일간 진행한다고 해서 교통대책 점검이 실질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며, 제2롯데월드의 '겉'이 아니라 '속'을 드러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주민들 역시 이번 대책이 주민들의 불안을 제대로 해소해 주지 못했다고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석촌호수 인근 주민인 홍성용 레이크펠리스 아파트 입주자 대표는 "시는 교통문제나 교통체증으로 인한 환경문제, 안전 문제 어느 하나라도 주민들에게 제대로 양해를 구한 것이 없다"며 "이 상황에서 개장으로 치닫는다면 '오로지 시민'이라는 박 시장의 구호가 '오로지 롯데'로 들릴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잠실주민 박세연(28)씨도 "연구용역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사전 개방을 추진하는 걸 보니 세월호를 잊어버린 것 같다"며 "공사 중 숨진 분들도 많고, 안전ㆍ교통과 관련해 정리된 게 하나도 없는데 사전 개방을 한다고 해서 얼마나 더 꼼꼼히 점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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