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종합운동장에는 KTX와 자가용, 전세버스 등을 동원해 금융노조원이 속속 모여들었다. 노조는 오전 10시부터 본격적인 행사를 시작하고 관치금융 철폐와 복지축소 저지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IBK기업은행, 산업은행 등 금융공기업은 박근혜 정부의 '비정상의 정상화' 기조에 따른 복지축소 압박으로 파업열기가 시중은행보다 뜨겁다. 홍완엽 금융노조 기업은행지부장은 "기업은행은 시장과 경쟁하는 곳으로 공공기관으로 지정돼서는 안 되는 곳"이라며 "금융권에서 급여와 복지수준이 최하위인 상태에서 정부가 단체협약 내용 일방적으로 개악하라고 요구하고 있어 어느 때보다 투쟁 의지가 강하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한국자산관리공사, 주택금융공사,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등 정책금융 노조도 조합원에게 파업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시중은행은 노조 파업에도 영업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이건호 행장 등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며 투쟁수위를 높이고 있는 KB국민은행은 파업에 대응해 종합상황실을 설치하고 정상적으로 업무가 이뤄지고 있는 지 상시 모니터링 하고 있다. 은행 통합 문제가 부상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도 파업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편 금융노조는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KB금융지주 경영진과 최수현 금감원장의 사퇴 ▲하나지주 외환은행 조기통합 시도 즉각 중단 ▲신용정보집중기구, 금융보안전담기구, 서민금융총괄기구 신설 원점 재검토 ▲농협 신경분리 지원약속 이행 및 우리은행ㆍ수협ㆍ농협 MOU 폐기 ▲공공기관 획일적 복지축소 즉각 중단 ▲사측의 산별교섭 요구안에 대한 전향적 입장 변화 등을 요구했다.
이장현 기자 insid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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