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이영규 기자] '장남의 병영 내 후임병 구타와 성추행 논란, 그리고 부인과의 이혼 소식.'
불행은 겹쳐온다는 말이 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딱 그 모양새다. 남 지사는 지난 13일 육군 헌병대로부터 큰 아들의 후임병 구타 및 성추행 통보를 받은데 이어 지난 11일 부인 이모(48)씨와의 이혼 소식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아픈' 가정사가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하지만 남 지사의 '입' 역할을 하는 대변인실은 이 같은 국민정서와는 달라야 한다. 사실에 근거한 '팩트'는 어쩔 수 없지만 매체 간 속보경쟁에 따른 확인되지 않은 기사들의 필터링 작업은 필요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남 지사 사태는 사퇴설로 비화되고, 19일에는 비서진과의 연락두절 소문까지 나돌았다.
당시 남 지사는 을지훈련 이틀째를 맞아 수원 팔달산 자락 밑에 있는 벙커에서 철야 훈련을 하고 있는 도청 직원들과 경찰, 소방관 등을 격려하고 있었다고 한다.
상황이 이렇자 대변인실은 부랴부랴 20일 해명자료를 냈다. 또 내부적으로 오보성 기사에 대해 법적으로 대응하는 방안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아직도 풀리지 않은 의혹들이 많다. 11일 이혼과 13일 헌병대로부터 장남의 구타행위에 대해 통보받고도 이틀 뒤 15일 저녁 생맥주를 마시며 부적절한 글을 SNS에 올린 것과 역시 같은 날 중앙 일간지에 자식의 군대 생활을 걱정하는 글이 게재된 배경 등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대변인실은 그 어떤 설명도 없다.
침묵은 때론 '금'이지만, 적절한 설명이 필요할 때 이를 게을리하면 소문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게 된다. 도지사가 직접 나설 수 없다면 대변인실이 나서 설득하고, 설명하고, 해명해야 한다. 남의 집 불구경하듯 해서는 안된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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