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는 영어로 이뤄졌다. 아시아 각국은 나라마다 영어 발음이 제각기 달라 대화가 원만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도 영어를 썼다. 그 역시 완벽하지는 않았다. 교황은 작년 3월 교황 즉위 후 많은 사람과 대화하고 소통하기 위해 늦은 나이에 영어 공부에 매진, 어느 정도 가벼운 대화가 가능한 상태다.
오찬 메뉴로는 한식과 양식이 소박하면서도 참석자들의 영양을 고려해 차려졌다.
대전 성심당 빵과 두종류의 케잌, 호박죽, 야채가 나왔다. 쁘로슈트를 올려놓은 생연어와 잡채, 서너종류의 생선전, 소고기 구이, 아스파라거스, 토마토 등도 차려졌다. 젊은이들에게는 치킨다리, 소세지를 따로 더 내줬다. 대신 교황과 유주교에게는 에스프레소가 주어졌다. 과일로는 멜론, 사과, 귤, 복숭아, 수박 등이 나왔다. 젊은이들에겐 주식으로 복음밥을 줬다. 교황은 식사 중 유 주교가 잡채를 권하자 맛있게 먹기도 했다. 그러나 식사가 시작되고 한시간이 넘도록 젊은이들의 대화를 들어주느라 교황은 제때 식사를 거의 하지 못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수 보아에게 "세상 흐름에서 벗어나 앞으로 더 나아가라"고 덕담했다. 교황은 이미 보아가 아시아를 대표하는 가수이고 아시아청년대회의 홍보대사로 활동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어디에서나 미사 잘 참석하고 기도도 잘하고 하느님께 자신을 맡기고 있다"는 유 주교의 말에 교황은 매우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유 주교는 "제가 느낀 건 젊은이들에게 얼마나 사랑이 큰지 한마디도 거르지 않고 다 들어주셨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한 청년은 가족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교황에게 요청했다. 이에 교황은 정성껏 기도를 올려줬다. 교황은 참석자들과 일일이 사진촬영에 응했으며 명함에 다 사인도 해줬다.
청년들과 교황의 대화는 격의 없고 즐겁게 이뤄졌다. 피곤한 듯 하다가도 청년들의 얘기에는 미소로 화답하며 진지하게 답변하고 응했다. 유 주교는 "대화가 너무 길어져 교황께서 두시반이 넘도록 밥 한술 못 떠 내가 청년들에게 5분만 식사시간을 갖게 좀 쉬자고 제동을 걸기도 했다"고 술회했다. 교황은 마지막으로 참석자들과 다 함께 사진을 찍은 후 당진 솔뫼로 이동했다. 한편 참석자들은 한결같이 '소탈한 모습에 놀랐다', '매우 친절하셨다'며 감격했다.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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