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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해영의 좋은시선]쓰면 의심하지 마라

최종수정 2014.08.04 14:27 기사입력 2014.08.04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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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시아경제 DB]

[사진=아시아경제 DB]


“의심스러운 사람은 쓰지 말고, 쓰면 의심하지 마라.”

LG그룹 창업자 고 구인회 회장의 좌우명이다. 사람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직원을 채용하되 채용하게 되면 신뢰하라는 뜻이다. 프로야구 종사자들에게 필요해 보이는 말이다. 김기태 LG 감독은 개막이 한 달도 지나지 않은 4월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최근 소통부재를 드러낸 A와 B 구단은 여전히 심각한 잡음을 겪는다. 프런트와 지도자, 선수 사이에 믿음이 결핍돼 있다.

1982년 출범한 프로야구는 일본프로야구를 많이 모방했다. 감독에게 많은 권한을 부여한 점이 대표적이다. 코치 선임, 선수 선발, 운동 방법, 훈련 장소, 선수 관리감독 등이다. 시간이 흘러 상황은 역전됐다. 프런트가 직접 살림을 꾸리고 관리하는 곳이 늘고 있다. 이들은 “메이저리그의 프런트 야구를 모방한다”고 입을 모은다.

메이저리그의 프런트 야구는 단장이 감독과 팀을 함께 구성한다. 단장은 선수 출신 유무를 떠나 스포츠마케팅의 전문가다. 그렇지 않더라도 미국 내 스포츠가 전반적으로 생활화돼 있어 문외한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들이 주도하는 프런트 야구는 비교적 체계적이다. 우리는 어떨까. 글쓴이는 ‘정신없다’고 정의한다. 구단주대행의 지나친 의견 제시는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몇몇 구단 사장들은 귀동냥으로 얻은 지식에 기대어 섣불리 판단한다. 야구 경험이 없는 단장과 선수단 사이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 있다.
과거 모 구단 구단주대행은 매일 야구장에 상주해 일일이 감독의 일을 간섭했다. 선수가 실책이라도 하면 “프로가 쉬운 타구 하나도 처리하지 못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훗날 야구를 직접 체험하면서 고충을 이해했고 감독, 선수에 대한 평을 스스로 자제했다.

프로야구는 정말 어려운 스포츠다. 특히 선수로 성공하는 것과 구단을 잘 운영하는 것이 그렇다. 사회인야구를 하는 동호인이라면 잘 알 것이다. 글쓴이는 최근 골프를 칠 때 비슷한 느낌을 받는다. 그 전까지만 해도 운동이 아닌 취미 정도로 여겼다. 날아드는 시속 150km의 강속구도 때리는데 정지된 공을 치는 것이 얼마나 쉬워 보였겠나. 그러나 골프를 직접 경험하고 생각은 달라졌다. 선수들에 대한 존경심이 생겼다. 골프는 순간적인 판단, 집중력, 오랜 시간을 버틸 수 있는 체력 등이 복합적으로 요구되는 운동이었다.

올 시즌 중하위권 팀 대부분은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특히 프런트와 선수단 사이 소통이 부족해 보인다. 무작정 선수단을 나무하진 말자. 전력 보강과 선수 선발도 중요하지만 이 부분을 개선하지 않고는 원하는 성적을 내기 어렵다. 회초리를 들고 그저 오매불망 기대하는 건 너무 이율배반적이다.

마해영 프로야구 해설위원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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