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업의 베트남 진출은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인건비가 저렴하고 양질의 노동력이 풍부한 데다 정치적으로 안정되자 중국으로 몰렸던 기업들이 베트남으로 눈을 돌렸다. 한 해 1억3000만대를 만드는 세계 최대 휴대폰 생산기지인 삼성전자 공장이 이곳에 있다. 삼성 휴대폰은 지난해 베트남 전체 수출액의 18%를 차지하며 수출 1위 품목으로 올라섰다. 삼성 스마트폰이 과연 한국의 자랑인지, 베트남의 자랑인지 자문해야 할 판이다. 2003년부터 10년간 우리나라 기업의 연평균 해외투자 증가율은 17.2%로 국내투자 증가율(4.0%)을 네 배 이상 앞질렀다. 한국이 베트남 투자 1위국이란 점도 자랑할 일만은 아니다.
정부는 해외투자에 나서는 기업에 채찍을 들기 이전에 기업들이 스스로 국내투자를 선택하도록 당근부터 내놔야 할 것이다. 사내유보금 과세를 밀어붙이기 앞서 과감한 규제개혁과 세제지원을 통해 기업들이 유보금을 국내투자로 돌릴 여건부터 조성해야 한다. 중국 등 해외에 나간 기업들에 돌아오라고 손짓만 하지 말고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국내 기업의 투자를 붙잡으려면 신흥개발국과 비슷한 유인책을 제시해야지 불이익이나 망신을 주는 식으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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