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프로배구 유일의 여성 사령탑인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51)이 공식 데뷔전에서 승리를 따냈다.
흥국생명은 22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14 안산·우리카드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B조 1차전에서 KGC인삼공사에 세트스코어 3-0(25-16 25-16 25-21)으로 이겼다. 2010년 우승 이후 4년 만에 컵 대회에서 거둔 승리다.
구단 관계자는 "여성 감독 특유의 꼼꼼한 관찰력으로 선수들의 문제점을 짚어주고 있다. 받아들이는 자세로 달라진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코트에서도 꼼꼼함이 그대로 묻어났다. 박 감독은 24-16으로 앞선 1세트 막판, 관중석으로 크게 벗어난 상대의 공격이 터치아웃으로 판정되자 지체 없이 비디오판독을 요청했다. 이미 점수 차가 벌어져 승부에 큰 영향을 줄 타이밍이 아니었으나 1점도 양보할 수 없다는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판정이 번복돼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박 감독은 팔짱을 끼고 선수들의 플레이를 예의주시하면서 좋은 장면이 나올 때는 박수를 치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등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동성(同姓)의 신임 감독 부임은 선수들에게서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냈다. 오른쪽 공격수 정시영(21)은 블로킹 세 개 포함 양 팀 최다인 20점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새로 가세한 김수지도 14점으로 맏언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지난 시즌 여섯 개 구단 가운데 블로킹 성공률이 가장 낮았던 약점을 만회하고 상대보다 일곱 개 많은 가로막기 열두 개를 성공시킨 것도 승리의 원동력이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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