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부총리, 경제5단체장 만나 무슨 말 할까

사내유보금 풀도록 유도해 '내수 살리기' 동참 주문할 듯
재계는 온실가스거래제 재검토 건의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유인호 기자] 오는 22일 예정된 최경환 신임 경제부총리와 경제5단체장의 첫 만남에서 어떤 얘기가 오갈지 주목된다.

최 신임 부총리는 지난해 11월 새누리당 원내대표 시절 경제5단체장을 한차례 만나 재계 현안이나 건의사항을 듣고 논의한 바 있다.

◆최 부총리 "기업가 정신 보여 달라" 주문할 듯= 최 부총리는 재계와의 첫 만남이라는 점에서 내수 살리기를 위한 정부의 과감한 경기부양과 규제개혁의 의지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또 경기회복을 위해 기업의 고용과 투자 확대, 가계소득 증대를 위한 임금인상, 비정규직 처우 개선 등을 주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 부총리는 취임사에서 "내수를 살리고 민생을 보듬어야 한다. (이를 위해) 소득 창출의 근원인 기업이 살아나야 한다"며 "기업이 서비스업 등 새로운 투자기회를 적극적으로 찾아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재계가 우려하는 사내유보금 과세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고, 적극적인 참여를 촉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앞서 "기업들이 과도하게 사내유보금을 쌓아 경제가 선순환 구조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며 "사내유보금을 바깥으로 풀도록 유도하는 데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 있지 세수 확대 목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내년 1월부터 시행예정인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에 대해서는 재계의 의견에 귀를 기울일 전망이다. 최 부총리는 "법률사항이나 여러 가지가 어렵다고 본다면 관련 입법을 보완해야겠지만, 아직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며 "조만간 결론을 내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달라는 점도 당부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는 이와 관련해 18일 박근혜 정부 2기 경제팀과의 첫 회의에서 기업 투자축소에 대해 "기업가 정신이 쇠퇴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재계, 지도에 없는 길 의미 뭐냐 촉각= 경제5단체장은 이번 간담회에서 사내 유보금 과세, 온실가스 배출거래제, 규제 개선에 대한 재계 의견이나 건의사항을 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는 간담회를 앞두고 나온 18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의 "한국 경제의 난제를 생각하면 새 경제팀은 아마도 지도에 없는 길을 걸어가야 할지도 모른다"는 최 부총리의 발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도에 없는 길'이 사내유보금 과세, 온실가스 배출 거래제를 의미하며, 재계의 반발에도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로 읽혀진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경제단체장들은 사내유보금 과세나 온실가스 배출 거래제 도입에 대한 정부의 신중한 검토를 주문할 방침이다.

아울러 이번 간담회에서 자동차, 전자, 유통 등 각 업종 별로 제기된 각종 규제완화를 건의할 예정이다. 최근 대기업들은 박근혜 정부가 내세운 '손톱밑 가시 뽑기'와 관련해 다양한 규제들을 전국경제인연합회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택배업체 외국인 고용 금지 ▲물류시설용 토지에 대한 재산세 부과 ▲국산자동차 온라인 판매 금지 ▲공정거래법상 손자회사 행위제한 예외허용 등이 포함됐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 부총리가 경기부양을 위해 내수진작에 나서겠다고 한 만큼 쓸데없는 규제들부터 우선적으로 푸는 것이 시급하다"며"시장친화주의자로 알려진 최 부총리가 재계의 입장을 반영해 새로운 경제정책을 마련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세종=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