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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문스님 "김시습 사리·동학군 유골 제자리에 안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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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문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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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사리는 단순한 예술품이나 문화재가 아니다. 고승들의 유골을 봉안한 경배의 대상이다. 제자리에 안치해 예우를 갖춰야 한다. 동학군 장군 유골을 18년째 박물관에 방치하는 것은 동학혁명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얼마나 미흡했는지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설잠대사(김시습) 사리와 동학군 장군 유골의 제자리 찾기는 약탈문화재 환수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쳐 온 혜문스님(시민단체 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이 주목하고 있는 부분이다. 그는 이러한 유물들에 대해 문화재적 가치로만 바라보기보다 종교·역사적 의미를 살려 격에 맞는 대우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서울 종로구 견지동 불교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열반, 궁극의 행복'전에 '김시습 사리'가 공개됐다. 생육신 중 한 명으로 조선 전기를 대표하는 사상가이자 문인이었던 김시습이 승려였다는 사실을 확인해 볼 수 있다. 사리와 함께 비치된 초상화는 검은 갓을 썼지만 머리카락이 없는 김시습의 진영(眞影)이 그려져 있다. 매월당 김시습은 21세 때 수양대군(후의 세조)의 왕위찬탈 소식을 듣고 불교에 입문, 만년을 무량사에서 보내다 입적했다.

그런데 혜문스님은 국립부여박물관에 보관된 설잠대사의 사리가 무량사 부도에 다시 안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화재청은 불국사 삼층석탑, 경주 감은사탑에서 사리와 사리장엄구를 수습, 장엄구만 박물관으로 보관시켰고, 사리는 다시 제자리에 봉안한다는 원칙을 세워 이를 지키고 있다"며 "김시습의 유골 또한 부여박물관이 보관할 게 아니라 부도에 다시 안치 시켜야 한다. 현재까지 수장고에서 예우절차 없이 보관돼 있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혜문스님은 김시습 사리의 원소장처인 무량사와 협력해 반환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지난달 말 전북 정읍시는 전주 역사박물관에 방치돼 있는 동학농민군 지도자의 유골을 황토현전적지 내에 안장키로 최종 결정했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 동학군 장군의 유골은 108년 만에 온전한 영면을 취하게 된다. 그동안 해당 유골이 장기간 방치되면서 혜문스님은 "반인권적"이라며 '즉각 안장'을 요구해왔다. 지난 5월 26일엔 문화재제자리찾기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이 동학군 유골을 박물관에 방치하는 행위를 형법 161조 사체보관 및 유골영득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보고,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하기도 했었다.
동학군 장군 유골은 1906년 일본인 사토 마사지로가 진도에서 수집한 것으로 훗카이도 대학에서 1995년 발견됐다. 반인권적 행위로 지적받자 1996년 훗카이도 대학이 한국으로 반환했으나, 동학관련 단체들의 이견으로 안장처를 결정하지 못한 채 18년간 전주역사박물관에 방치돼 있다. 유골에는 일본인들이 먹으로 "한국 동학당 수괴의 수급(머리)"라고 써 놓았다.

혜문스님은 "동학군 장군 유골 문제는 우리 민족이 동학혁명으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았음에도 역사적 평가가 얼마나 미흡했는지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사례"라며 "세간의 무관심으로 18년 동안 장군 유골을 내팽개친 행위는 우리 시대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국내외 제자리를 잃은 문화재를 되돌려 놓는 운동을 하는 문화재제자리찾기는 그동안 일본 도쿄대로부터 조선왕조실록 47책, 일본 궁내청으로부터 조선왕실의궤 1205책 등을 반환받는데 기여해 왔다. 최근 '대한제국 국새와 어보'를 미국 대통령이 직접 반환해달라는 '응답하라 오바마'란 운동을 전개하고 지난 4월 25일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반환받는데 성공한 바 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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