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없던 시절에도 잘 살았건만, 스마트폰을 분실하면 세상살이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황당함을 우리는 경험한다. 스마트폰이 통화하는 기기라기보다 게임, 촬영, 자료검색은 물론 전화번호를 비롯한 정보 입력에 이르기까지 기능이 너무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러니 현대인의 손에서 그 것이 떠나있을 틈이 없다. 아니 스마트폰과 '동거'하는 듯하다.
오는 8월 스마트폰의 전자파 수치를 표기하는 전자파 등급제가 시행된다고 한다. 휴대폰 전자파 등급제는 제품의 본체, 포장상자, 사용자 설명서 표지, 단말기 내 중 한 곳에 전자파 등급 혹은 전자파 흡수율(전자파가 인체에 얼마나 흡수되는가를 나타내는 수치)을 표시하는 내용이다. 또한 스마트워치와 같은 웨어러블 기기에도 전자파 등급제를 적용할지 검토 중이라고 한다.
어떠한 방법으로든지 머지않아 전자파의 위협으로부터 인체를 보호할 수단들이 등장할 것이다. 이미 직물에도 전자파 차단 가공을 하고 그것들을 안감이나 포켓 안에 사용하는 등 부분적으로 전자파를 차단하고 있다. 문제는 전자파로부터 몸을 어떻게 보호하는가 하는 것보다 스마트폰으로 인한 '관계'의 단절이 더 절박하다는 점이다.
모리나가가 패션을 통하여 외치는 이 외침은 이 시대에 가장 적절한 절규일지도 모른다. 현대사회를 옥죄고 있는 스마트폰의 폐해에 대한 고발이라는 측면에서 설득력이 매우 큰 듯하다. 그러나 그의 제안이 문제 해결의 답은 아닌 것 같다. 전자파가 차단되는 소재의 옷으로 전신을 감싸면 전자파는 차단되겠지만 그 속에 갇힌 인간은 또 다른 단절 속에 갇혀야하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큰 숙제가 아닐 수 없다.
송명견 동덕여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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