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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지배구조 시대]롯데, 형제간 계열분리 나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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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롯데그룹

51개 순환출자고리, 대기업 중 가장 복잡
신동빈ㆍ신동주 형제 간 지분 매입 경쟁
안개 속 구도에 맏딸 신영자 사장 역할 변수


▲롯데그룹 지분도

▲롯데그룹 지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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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민규·김소연·정준영·박미주 기자] 롯데그룹은 재계 30대 그룹 중에서 가장 복잡한 순환출자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고리 수는 51개로 대기업집단 중 가장 많다. 게다가 일본 롯데 계열사의 순환출자 고리까지 연결하면 그물망은 더 촘촘해진다.
강성부 신한금융투자 채권분석팀장은 "롯데그룹은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로 인해 총수 일가 내부의 타협 등으로 지주사 전환을 선택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 롯데쇼핑 을 중심으로 큰 그림을 그리면서 경영권은 신동빈 회장이 갖되 나머지 일가 구성원들은 지분을 참여하는 형태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지배구조 핵심' 롯데쇼핑 누가 차지할까=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은 롯데쇼핑이다. 지난 2006년 상장 이후 2012년까지 총수 일가 지분 매입이 지속돼 올 1분기 말 현재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부회장이 각각 13.46%, 13.45%의 지분을 갖고 있다. 근소한 차이로 1·2대주주를 점하고 있는 것이다. 총수 일가와 계열사들이 보유한 지분을 더한 최대주주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70.12%에 이른다. 이외에 국민연금이 6.15%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때문에 향후 형제들 간 지분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보다 현실적인 대안은 크게 두 가지가 요약된다. 하나는 형제 간 서로 타협해 호텔·건설·화학은 신동주 부회장이, 쇼핑·음식료·금융은 신동빈 회장이 지배하도록 분리하는 방안이다. 다른 시나리오는 지금처럼 국내 기업의 경영은 신동빈 회장이 맡고 신동주 회장은 지분 참여를 통한 견제 역할만 담당하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구조가 후계구도 및 지주사 전환에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롯데홀딩스는 호텔롯데의 지분 19.07%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기 때문이다. 호텔롯데는 한국후지필름과 롯데지주 지분을 각각 7.1%, 3.21% 보유하고 있다. 또 한국후지필름의 최대주주인 롯데상사와 롯데제과의 최대주주인 롯데알미늄을 각각 34.64%, 12.99% 보유해 최대주주이다. 핵심 계열사인 롯데건설과 롯데물산에 대해서도 각각 38.34%, 31.07%의 지분율을 확보하고 있다. 롯데홀딩스는 일본 내 롯데 계열사를 지배하는 한편 호텔롯데를 통해 한국 내 롯데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롯데홀딩스 자체의 지분 구조는 투명하지 않지만 정점에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자리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형제 간 지분 매입 경쟁= 이런 가운데 그룹의 모태가 되는 롯데제과를 비롯한 음식료 계열사에서 형제 간 지분 매입 경쟁이 전개되면서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신동주 부회장은 2003년 롯데칠성음료 이사로 선임된 뒤 지분 2.83%(보통주)를 확보했다. 이후 2006년 2월 롯데쇼핑 지분 14.83%, 2009년 롯데제과 지분 3.48%를 추가로 확보했다.

신동빈 회장도 지난해부터 계열사 지분 확보에 잰걸음을 보였다. 지난해 1~5월 롯데케미칼 10만2200주(0.30%)를 사들였고, 6월엔 시간외매매로 6500주를 추가 취득하며 롯데제과 지분율을 5.34%로 높였다. 7월엔 롯데칠성음료 지분율을 5.52%로, 9월엔 롯데손해보험 지분을 1.49%로 끌어올렸다. 지난해 초에는 롯데푸드 지분 1.96%를 확보하기도 했다. 그 결과 롯데제과(신동빈 5.34%·신동주 3.69%), 롯데칠성음료(신동빈 5.52%·신동주 2.76%), 롯데푸드(신동빈 1.96%·신동주 1.96%)로 형제 간 박빙 구도가 형성됐다.

그러나 이 같은 지분 매입에 큰 의미를 둘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그룹은) 순환출자 관계가 워낙 복잡하다. 지금 구조로 가도 문제는 없기 때문에 지배구조 변화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며 "이미 형이 일본 롯데를 맡고 둘째가 한국 롯데로 각각 나뉘어져 있기 때문에 지주 체제로 변경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롯데제과를 둘러싼 지분경쟁 역시 큰 의미를 둘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롯데제과 상징성이 있어서 약간의 경고성 느낌은 있지만 크게 지분다툼이라거나 구도 변화 조짐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차재헌 DB금융투자 연구원도 "신동주 부회장의 롯데제과 매수가 수개월째 지속되고 있지만 큰 영향을 줄 만한 지분율은 아니어서 가능성을 엿볼 하나의 조각일 뿐 이를 지배구조 개편의 단서라고 보기엔 부족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롯데그룹 후계구도 과정에서 신격호 총괄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호텔롯데 사장의 역할도 관전 포인트다. 경영권에 직접 영향을 줄 수준은 아니지만 롯데쇼핑(0.74%), 롯데제과(2.52%), 롯데알미늄(0.13%), 롯데푸드(1.09%) 등 그룹 지배구조 순환출자 고리마다 지분을 들고 있는 데다 롯데카드(0.17%), 롯데건설(0.14%) 등 금융·건설 부문에서도 신동주·신동빈 두 남동생과 격차가 크지 않다. 신 사장은 롯데그룹 산하 3개 복지재단 이사장도 맡고 있어 본인 지분에 더해 재단을 움직일 경우 아버지를 대신해 두 동생 중 한 쪽에 힘을 실어주면 그대로 승계 구도가 확정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롯데장학재단은 현재 롯데제과(8.69%), 롯데칠성음료(6.28%), 롯데푸드(4.10%) 지분을 두 형제보다 더 많이 갖고 있다.

<기획취재팀= 박민규·김소연·정준영·박미주 기자>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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