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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장애 원인 규명…초기 치매 치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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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연구팀, 초기 기억장애 치료 위한 신약개발 가능성 제시

▲알츠하이머 생쥐의 뇌는 아밀로이드 플라크 (파랑)가 생성된다. 플라크 주변의 성상교세포는 반응성 성상세포로 변성되며 세포 내에 GABA를 많이 함유하고 있다.[사진제공=미래부]

▲알츠하이머 생쥐의 뇌는 아밀로이드 플라크 (파랑)가 생성된다. 플라크 주변의 성상교세포는 반응성 성상세포로 변성되며 세포 내에 GABA를 많이 함유하고 있다.[사진제공=미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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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기억장애에 대한 원인이 규명돼 알츠하이머병 등 기억장애 치료에 대한 신약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초기 치매환자의 경우 신약이 개발되면 신경전달 체계가 복원돼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알츠하이머 등 치매가 상당히 진행된 경우에는 신경세포 자체가 죽어 있어 여전히 치료는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혈액이나 영상 등으로 조기에 치매를 검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 연구팀이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서 흔하게 발견되는 반응성 성상교세포가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인 가바를 생성, 분비하고 이를 통해 기억장애가 발생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기억력상실, 치매 등과 같은 난치병 치료와 차세대 신약개발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를 일으켜 인지장애를 초래하는 치명적 난치병이다. 미국에서는 65세 인구 여덟 명중 한명에게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인구의 고령화와 함께 그 수가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다. 기억력 장애로 인해 실종된 치매 노인 수는 2011년 기준 7600명이 이른다.

그럼에도 현재까지 정확한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고 있고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사후 뇌 검사를 통해 신경세포의 사멸이 기억력 장애를 야기한다는 사실만 알려져 왔다.

국내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서 흔하게 발견되는 반응성 성상교세포 내에서 도파민을 산화시키는 효소로 알려진 마오-B의 작용으로 생성된 억제성 신경전달물질 가바가 베스트로핀이라는 특정한 음이온 채널을 통해 외부로 방출돼 신경세포의 정상적 신호전달을 방해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뇌세포에는 신경세포 외에도 신경세포에 영양분이나 신경전달물질 등을 운반하는 글리아 또는 아교세포가 있는데 성상교세포(Astrocyte)는 이런 아교세포의 일종이다. 아교세포는 신경세포의 위치를 고정하거나 혈액 뇌관문을 형성하는 등 뇌 활동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마오-B (B형 모노아민 산화효소, monoamine oxidase B / MAO-B)는 뇌에서 신경전달물질을 대사하는 효소를 말한다. 도파민을 산화시켜 여러 가지 산화반응물을 생성할 수 있다.

가바(GABA)는 신경계나 혈액에 함유돼 있으며 억제성 신경전달물질로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인 글루타메이트와 함께 포유류의 중추신경계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쓰이는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를 말한다.

이 같은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알츠하이머 생쥐에서 마오-B혹은 베스트로핀의 억제를 통해 반응성 성상교세포내 가바의 생성과 분비를 제한했고 신경세포의 발화능력과 시냅스 가소성이 회복됨에 따라 기억력도 회복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행동실험을 위해 사용된 생쥐는 본능적으로 어두운 장소를 좋아하는데 한번 어두운 장소에서 전기적 자극을 경험한 생쥐는 다시 어두운 장소에 들어가지 않는다. 반면 알츠하이머에 걸린 생쥐는 전기 자극을 경험했던 장소를 기억하지 못하고 또 다시 어두운 방에 들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생쥐에게 마오-B 억제제를 투입해 반응성 성상교세포의 가바 생성을 억제했고 생쥐가 다시 어두운 방에 들어가지 않는 행동 변화를 통해 기억력이 회복됐음을 증명했다.

마오-B 억제제, 셀레길린은 파킨슨병의 치료 보조제로 사용되고 있는데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는 큰 효과를 보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셀레길린이 처음 며칠은 효과를 보이는데 오래 복용할수록 약효가 줄어든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셀레길린을 1주일 동안 투여한 생쥐의 경우 신경세포의 발화능력이 회복되었는데 2주에서 4주 이상 투여기간이 증가될수록 발화능력이 향상되지 않았다. 이는 장기 복용 시에도 약효가 지속되는 새로운 치료제가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이병권) 뇌과학연구소 이창준 박사연구팀을 중심으로 KAIST를 비롯한 국내외 연구팀이 참여했다.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문기)와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정민근)이 추진하는 세계수준의 연구센터(WCI)사업과 뇌과학연구소의 플래그쉽 과제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네이쳐메디슨(Nature Medicine) 최신호(논문명: GABA from reactive astrocytes impairs memory in mouse models of Alzheimer disease)에 실렸다.

KIST 이창준 단장과 KAIST 김대수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알츠하이머가 발병했을 때 기억력이 감퇴하는 원인을 규명했고 반응성 성상교세포의 가바의 생성과 분비 억제가 기억력을 회복시키는 새로운 치료방법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제시했다"며 "장기 복용할 때도 약효가 지속되는 신약개발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관련된 신약이 개발되기 까지는 임상실험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적어도 10년 이상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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