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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기 강동아트센터장 "문화예술의 봄은 오지 않았다"

최종수정 2014.06.30 05:59 기사입력 2014.06.27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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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이창기 강동아트센터 관장

이창기 강동아트센터 관장

세월호 참사 이후 문화예술의 암흑기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순수예술 분야는 전혀 회복될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우리나라 무용 공연의 메카로 자리잡은 강동아트센터의 경우 지난 봄 16개 춤 관련 8개 행사를 취소했다. 그나마 무용사진전, 춤 심포지엄 등 학술 및 전시 등 분야만 행사를 치뤄냈다. 이에 이창기 강동아트센터 관장(사진)은 공연 회복 및 문화예술 활성화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 관장은 1988년 서울시 공무원으로 출발, 세종문화회관 공연기획부장, 홍보실장, 경영영본부장을 거쳐 강동아트센터 초대 관장(2011년∼)으로 활동중인 문화행정가다. 강동아트센터는 '무용 공연 중심 예술회관'으로 차별화해 지난해 개관 2년만에 작년 문화체육관광부 평가 전국 최우수 예술회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관장을 만나 예술회관 운영 노하우 및 문화예술계 현안에 대해 들어봤다.

▲ 지난 봄 각종 공연 취소, 축소 등으로 문화예술계가 어려운 처지다. 문화예술인의 공연 활동을 지원하는 예술기관들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현재 어떤 활동을 하고 하고 있는가 ?
- 아직 문화예술계에는 봄이 오지 않았다. 그간 강동아트센터는 공연 취소를 최소화시키며 관객과 단절되지 않도록 애써왔다. 현재 정상적인 공연 기능 회복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상처 치유 및 위문, 문화 나눔 등을 위한 공연을 강화하고, 창작인을 실질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중이다. 이런 때일수록 문화예술이 국민을 위무해야 한다.

▲ 강동아트센터는 서울 동쪽에 치우쳐져 있는 등 지역적 한계가 많다. 그런데도 짧은 시간내 브랜드 차별화에 성공한 이유는 무엇인가 ?
- 올해 개관 3년째다. 초대 관장으로 취임하면서 강동아트센터의 차별화가 가장 중요한 문제로 부각됐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무용 분야다. 무용은 공공예술회관에서 거의 다루지 않는 공연 장르다. 남들이 하지 않는 블루오션인 셈이다. 강동이 클래식 불모지라는 점도 고려한 브랜드 포지셔닝이다.

▲ 왜 다른 예술회관들은 무용을 잘 공연하지 않는가 ?
- 전국에서 무용을 할 수 있는 공연장은 극히 드물다. 서울도 마찬가지다. 예술의 전당, 대학로 아르코 극장, 서강대 메리홀 정도로 제한돼 있다. 인프라도 부족하고, 관객도 적다. 전체 공연 장르 중 무용 관람 비중이 1.8% 수준이다. 그러니 문화행정가들도 무용 공연을 무대에 올리길 꺼린다. 이게 무용 환경 생태계다. 강동아트센터는 객석, 무대 크기, 조명 등 종합적인 공연 환경이 제대로 갖춰져 있다. 이에 착안, 강동아트센터만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 그렇더라도 무용 분야를 특화하기란 쉽지 않을텐데...
- 다른 예술회관을 모방해서는 경쟁력이 없다. 현재 서울에 공공예술회관이 18개이며 민간 포함, 28개나 된다. 후발주자가 어떻게 살아 남겠나 ? 물론 요즘 관객이 많은 뮤지컬을 한달 이상 장기공연하면 시선도 끌고 실패할 확률도 적다. K팝이나 드라마가 한류를 이끌고 있지만 순수예술이 기본 바탕을 이루지 않으면 사상누각이다. 공공예술기관의 역할은 순수예술을 지키고 육성하는데 있다.
▲ 차별화 전략이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보는가 ?
- 이제는 완전히 정착됐다. 전국의 주요 무용 공연이 강동에 집결하고 있다. 무용인들도 강동아트센터에서의 공연에 자부심을 갖는다. 강동아트센터에서는 무용 비중이 매우 높다. 무용이 전체 공연을 선도하면서 다른 공연에도 시너지효과를 낳고 있다. 이런 차별화 덕분에 순수 공연만으로 예술회관 가동률이 86%에 이른다. 이는 전국 평균 48%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 강동아트센터가 진행하는 주요 무용 공연은 어떤 것들이 있나 ?
- 가장 대표적인 것이 '강동 스프링댄스페스티벌'이다. 이는 20여개 프로그램으로 이뤄져 있으며 한달 가량 거대한 춤판과 무용인의 축제를 만들어 관객과 소통하고 함께 즐기고 있다. 그러나 올해 세월호 참사로 각종 창작 무용 공연들을 대거 취소하고, 대학무용제, 심포지엄, 전시 등만 치뤄낸 점이 아쉽다. 또 발레협동조합의 '발레 나눔' 등 사회공헌 프로그램도 정기적으로 진행한다. 9월에는 창무국제무용제, 10월, '생생' 춤 페스티벌, 11월 '2014 대학무용제 그랑프리' 공연 등이 줄줄이 이뤄진다.

▲ 당초 '강동스프링댄스페스티벌' 개막작을 자체 제작해 화제를 낳았다. 어떤 작품이었나 ?
- 예술기관에서 자체 제작하는 사례가 없어 모험이라는 의견도 많았다. 4∼5월 진행 예정이었던 '제 3회 강동스프링댄스페스티벌' 개막작을 자체 제작했다. 무용단원도 일일이 오디션을 통해 모집하고 안무가로 안성수(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를 초빙, 프로젝트형 무용을 꾸리고자 했다. 개막작 '예술의 진화'는 강동의 문화 자산인 '선사시대'를 모티브로 춤의 기원, 발달, 진화의 과정을 담았다. 앞으로도 자체 제작을 시도해 나갈 계획이다. .

▲ 대학무용제는 처음 진행되는 프로그램이 아닌가 ?
- 연극, 영화, 뮤지컬, 음악 등 예술 장르 전반에 걸쳐 유일하게 무용만이 대학 부문의 종합축제가 없다. 대학무용제는 올해 첫 행사로 경연을 거쳐 10개 대학을 선정, 무대에 올렸다. 예상 외로 호응이 높았다. 세월호 참사로 다른 공연이 취소될 때도 학업의 일환이라는 이유로 강행했다. 예산 부족으로 어렵게 치뤄낸 행사다. 서울시 의회에 예산 배정을 요청,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내년에는 좀 더 풍성하게 치룰 작정이다.

▲ 문화예술계가 곤궁한 것과 마찬가지로 예술기관도 예산 부족을 호소한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 있는가 ?

-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관심도 투자도 줄었다. 나 역시 문화행정가로 활동하면서 늘상 250여개 상장기업 마케팅팀이나 문화홍보팀 명단을 가지고 다닌 적도 있다. 전경련 운영위원으로도 참여, 기회가 있을 때마다 기업의 '문화마케팅' 확대를 요청하고 있다. 기업 메세나에 대한 목소리는 커지는데도 기업들의 문화예술 지원은 점차 줄어들고 있어 안타깝다. 문화예술이 살아야 국민이 행복해진다. 항상 사회가 혼란하고, 정세가 불안해지면 가장 먼저 공연장을 찾는 사람이 줄어든다. 문화예술이 국민 행복과 직결돼 있다는 의미다.

▲ 강동아트센터에서는 상주단체를 선정, 안정적인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대한 운영 방향은 무엇인가 ?

- 현재 강동아트센터 내에는 현대무용단 '세컨드네이처 댄스 컴퍼니'와 '모스틀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상주해 있다. 이들은 강동아트센터의 다양한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고 창작 및 공연콘텐츠를 개발, 문화예술의 대중화를 꾀하고 있다. 문화예술 나눔 등 사회공헌은 공익성과 잠재 수요 발굴의 일환이기도 하다. 이 부분은 공공의 역할이므로 강동의 문화예술공동체를 위해 더욱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강동아트센터에는 항상 즐겁고 수준 높은 공연 프로그램이 다채롭게 펼쳐지고 있다. 많은 이들이 찾아주길 기대한다.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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