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 11분 교체 투입된 신예 디보크 오리기(19·LOSC 릴)가 후반 43분 골을 넣었다. 문전 왼쪽을 끝까지 파고든 에덴 아자르(23·첼시)가 뒤로 내준 패스를 그대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 골문을 흔들었다.
경기는 다소 지루하게 흘렀다. 두 팀 모두 적잖게 찬스를 잡았지만 골 결정력이 부재했다. 후반전에는 더딘 움직임까지 보였다. 관중석에서 끊임없이 야유가 쏟아졌다. 그래도 벨기에의 창은 날카로웠다.
전반에는 드리스 메르턴스(27·나폴리)의 움직임이 돋보였다. 후방에서 날아든 롱패스를 받아 문전 오른쪽을 끊임없이 두들겼다. 러시아는 중거리 슈팅으로 맞섰다. 빅토르 파이줄린(28·제니트), 막심 카눈니코프(23·암카르 페름), 올레크 샤토프(24·제니트) 등이 연달아 벨기에 골문을 위협했다.
후반 36분 안드레이 예센코(30 안지)가 문전 오른쪽을 쇄도하며 날린 중거리 슈팅이 골문 왼쪽 살짝 비켜간 것이 그나마 위협적이었다. 중원의 마루안 펠라이니(27·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케빈 더브라위너(23·볼프스부르크)가 수비에 가담하면서 벨기에의 수비벽이 촘촘해졌다.
계속된 수비로 야유를 받던 벨기에는 종료 10분여를 남기고 러시아를 강하게 몰아붙였다. 분위기를 바꾼 주역은 아자르. 후반 38분 막심 카눈니코프(23·암카르 페름)의 반칙으로 얻은 프리킥을 오른발로 차 상대 왼쪽 골포스트에 맞췄다. 득점에는 실패했지만 침체된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은 한 방이었다.
상승세를 탄 벨기에는 결국 후반 43분 결승골을 넣었다.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오리기로부터 패스를 받은 아자르가 측면을 끝까지 파고들어 다시 오리기에게 넘겨줬다. 수비 방해를 받지 않고 서 있던 오리기는 패스를 그대로 오른발로 차 골망을 흔들었다. 벨기에의 월드컵 역사상 최연소 득점이다. 오리지는 1995년 4월 18일생으로 만 19세 65일에 골을 넣었다.
마르크 빌모츠(45) 감독은 “대표팀에 발탁하기 전에는 아무도 그를 몰랐다. 이제는 모든 사람들이 알게 됐을 것”이라며 기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파티를 즐길 시간이다. 물론 내일부터는 다시 앞으로의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토너먼트에 오른 벨기에는 27일 상파울루의 아레나 데 상파울루에서 한국과 조별리그 세 번째 경기를 한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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