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전에서 재방해주는 영화 '티벳에서의 7년'을 보니, 달라이 라마가 말한다. "우린 적을 스승으로 생각해요. 두 가지 공부를 하게 해줍니다. 하나는 인내심, 하나는 동정심."
인내심이란 자기 마음을 살피는 일이리라. 자기 마음에 일어나는 감정의 먼지들을 바라보고 바라봄으로써 천천히 가라앉히는 일. 그건 언제나 잘 되지 않는 일이지만 돌아보면 언제나, 꼭 그랬어야 했을 일이었다. 자기 마음의 미친 격랑을 헤아리고 그 움직임의 시작과 끝을 바라볼 줄 아는 사람이라면, 벌써 인생 공부 한 챕터 끝내고 다른 진도 나가는 사람이다.
적이란, 그 안팎의 바라봄을 가능하게 하는 스승이다. 그 말 맞다. 인내심과 동정심. 그 고요한 견자(見者)의 마음을 붙드는 일. 그 밖에 무슨 다른 공부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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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국 편집에디터 isomi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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