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전에서 재방해주는 영화 '티벳에서의 7년'을 보니, 달라이 라마가 말한다. "우린 적을 스승으로 생각해요. 두 가지 공부를 하게 해줍니다. 하나는 인내심, 하나는 동정심."
인내심이란 자기 마음을 살피는 일이리라. 자기 마음에 일어나는 감정의 먼지들을 바라보고 바라봄으로써 천천히 가라앉히는 일. 그건 언제나 잘 되지 않는 일이지만 돌아보면 언제나, 꼭 그랬어야 했을 일이었다. 자기 마음의 미친 격랑을 헤아리고 그 움직임의 시작과 끝을 바라볼 줄 아는 사람이라면, 벌써 인생 공부 한 챕터 끝내고 다른 진도 나가는 사람이다.
AD
동정심이란 적의 마음 속에 일어나는 감정의 먼지들을 가엾고 슬프고, 그러나 따뜻한 눈으로 오래 바라보는 일이다. 자기 마음이 상대의 마음 속에 엮이어 함께 출렁대는 것이 아니라, 고요히 정지한 카메라가 되어, 한 존재를 쓸쓸히 깊이 바라보는 일이다.
적이란, 그 안팎의 바라봄을 가능하게 하는 스승이다. 그 말 맞다. 인내심과 동정심. 그 고요한 견자(見者)의 마음을 붙드는 일. 그 밖에 무슨 다른 공부가 있는가.
▶'낱말의 습격' 처음부터 다시보기
이상국 편집에디터 isomis@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