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미국 정가는 오는 11월 연방의회 중간선거를 앞두고 벌써부터 선거 열기가 뜨겁다. 이번 선거 판세를 가를 수 있는 중요 이슈 중 하나로 포괄적인 이민개혁법안이 꼽힌다. 미국 내 이미 들어와 살고 있는 1100만명의 불법체류자 신분을 합법화해주는 것과 함께 과감한 이민 문호 개방이 핵심 쟁점이다.


최근 미국 가톨릭계의 주교들은 워싱턴DC를 방문, "가족을 생이별시키고 (불법체류자를) 인권 사각지대로 내모는 것은 미국의 영혼을 더럽히는 것"이라며 이민개혁법의 신속한 의회통과를 압박했다.

이처럼 요즘 의회 주변에는 심심치 않게 이민개혁법안의 지지 시위가 열리고 있다. 현재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의 다수파는 이에 적극 동조하고 있다. 이에 비해 보수적 백인 사회에 강한 뿌리를 둔 공화당은 공평한 법 적용을 명분 삼아 미온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민개혁과 문호개방에 대한 지지도는 이미 올해 초 각종 여론조사에서 60%를 넘어섰다. 사정이 이러니 미 정치권이 어떤 조건에서 합의를 도출할지가 남은 과제라는 것이 대체적인 전망이다.

사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일찌감치 "미국은 결국 이민 문호 개방으로 가게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동안 이민의 긍정적 효과를 최대한 활용한 지혜와 경험을 체득해왔다는 것이 그 근거였다.


미국에 이민은 경제적 의미에서 노동인구의 대거 유입을 의미한다. 이는 선진국 경제의 가장 큰 골칫거리인 인구 고령화에 대한 효과적인 예방주사 중 하나다. 실제로 미국은 선진국 경제에서 고령화 속도가 가장 느린 나라다.


한국과 비교하면 더욱 차이가 분명해진다. 한국은 2000년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전체 사회의 7%를 넘어서며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 2026년이면 노인인구가 20%를 상회하는 초고령 사회에 도달할 전망이다. 미국은 1942년에 이미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 하지만 초고령 사회 도달 시기는 한국보다도 늦은 2036년으로 전망된다. 한국 사회에 비해 노화 속도가 4분의 1 수준이란 계산이 가능하다.


미국사회가 이민을 통해 단순히 물리적 나이만 줄이는 것이 아니다. 고급 두뇌 유치도 이민 문호 개방의 주요 타깃이다. 미국정책재단(NFAP)은 지난 5일(현지시간) 화학과 의학, 물리학 분야에서 2000년 이후 노벨상을 받은 미국인 68명 중 24명이 이민자 출신이라 밝히며 이민 문호 개방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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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를 중시하는 인터넷 업계가 밀집한 실리콘 밸리에서 포괄적 이민법을 전폭 지지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한국은 미국처럼 '이민자의 나라'도 아니고 조건도 사뭇 다르다. 하지만 이미 2011년 외국인 체류자 및 귀화인이 전체 인구의 2.5%를 넘어섰다. 다문화 사회로의 이행은 이제 선택의 문제를 넘어섰다. 이 같은 추세와 변화를 어떻게 사회의 성장 동력으로 전환시킬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졌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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