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제조사 "불필요한 가맹점 수수료" 폐지를
카드·캐피탈사 "소비자 편익 무시" 반발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자동차 할부금융 상품인 '카드복합상품'의 존폐 여부가 오는 17일 결론난다. 이 상품을 둘러싸고 이해당사자들간 다툼이 심화되자 금융당국이 '끝장 토론'을 열어 존폐 여부를 최종 결론 내기로 했다.
카드복합상품은 자동차를 구매하려는 고객이 캐피탈사를 통해 신용카드로 차값을 결제하면 카드사가 자동차 제조사로부터 수수료를 받아 이 중 일부를 캐피탈사에 돌려주고 캐피탈사는 이를 활용해 소비자에게 금리를 낮춰주는 일종의 할부금융 상품이다. 쉽게 말해, 자동차 제조사로부터 받은 가맹점 수수료를 카드사와 캐피탈사, 소비자 셋이서 이익을 나눠 갖는 구조다. 이 때문에 지난해 금융감독원에서 발간한 금융 소비자 리포트에서 소비자에게 유리한 상품으로 소개된 바 있다.
그러나 불필요한 수수료가 빠져 나가는 자동차 제조사 입장에서는 좋을 리 없다. 예를 들어 2000만원짜리 차 한 대를 보통 할부 상품으로 팔면 전액 매출로 잡히지만 카드복합상품으로 팔 경우 매출의 2% 가량을 수수료로 뗀 1960만원만 받게 되기 때문이다. 이에 자동차 제조사는 캐피탈사가 불필요한 가맹점 수수료를 받아 이를 카드사와 캐피탈사, 소비자가 이익을 나누는 것이 불합리하다며 금융당국에 이 상품의 폐지를 요구했다.
이 상품은 지난 2010년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아 판매되기 시작했는데 현대캐피탈처럼 캡티브시장(전속시장)이 없는 아주ㆍKBㆍ하나캐피탈 등은 이를 통해 적지 않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카드복합상품 판매가 늘어나자 현대캐피탈의 현대ㆍ기아차 판매 점유율은 지난 2011년 86.6%에서 지난해에는 74.7%로 떨어졌다. 결국 이 상품이 폐지되면 현대캐피탈에게 수혜가 돌아갈 것이라는 것이 중소형 업체들의 주장이다.
이에 금융당국도 한 발 물러서 해당 사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하고 17일 열리는 토론회에서 카드복합상품의 존폐 여부를 최종 결론 내기로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달 중순 자동차제조사와 카드사, 캐피탈사 등 이 상품과 관련한 이해당사자들을 모아 놓고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라며 "여기서 나온 의견들을 충분히 수렴한 후 이 상품의 존폐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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