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유종필 관악구청장 후보 일기 '후보자의 종교'

최종수정 2014.05.31 14:06 기사입력 2014.05.31 13:59

댓글쓰기

선거운동 9일째. 2014년 5월 30일 금요일 대로변에서 명함 교환하면서 한 할머니 만나 나눈 대화 통해 자신의 종교관 진솔하게 밝혀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유종필 새정치민주연합 관악구청장 후보가 아홉번째 일기 '후보자의 종교'를 썼다.

유 후보는 30일 명함을 돌리며 선거 운동을 하던 중 대로변에서 만난 할머니 얘기로 풀어갔다.

할머니는 유 후보에게 “교회 다니세요? 우리 교회 오면 찍어줄게요”고 말했다고 한다.

유종필 관악구청장 후보

유종필 관악구청장 후보

유 후보는 그 할머니에게 말없이 웃으면서 명함과 전도지를 교환 했다.

유 후보는 "교회 다니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언제나 대답이 망설여진다. 다니는 것도 아니고 안 다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성당도, 절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말하면 나는 어느 종교의 신자도 아니다. 그러나 모든 종교의 가치를 인정하고, 알려고 노력하고, 늘 조금씩 공부하는 정도다"라고 했다.

"교회나 사찰에 자주 들르고 성당이나 원불교 교당에도 가끔 들른다. 성경을 사무실과 집에 두고 가끔씩 찾아 읽는다. 불경은 대학 시절 통독했다. 그렇다고 교리에 조예가 깊은 것은 아니다. 대충 알거나 또는 모르거나 하는 정도라고나 할까."며 기독교 불교 천주교 원불교 등 대부분 종교에 대해 나름대로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을 이같이 표현했다.

유 후보는 "나는 정치권에 오기 이전부터 종교 편력이 있었다. 자연스레 다양한 종교와 인연을 맺었는데 자랑도 부끄러워할 일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그것이 나의 지평을 넓히는 데 적잖이 도움이 된 것만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오래 전부터 사람들은 종교에 목숨 거는 일이 많았고, 지금도 종교분쟁이 끊이지 않는다. 도대체 종교가 무엇이기에 목숨까지 거는 것일까? 대학 다닐 때 이런 의문이 종교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젊은 시절 여러 종교를 거친 것은 영적 방황이라기보다 지적 호기심의 발로였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모든 것을 표와 연관시켜서 본다. 사활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나도 예외가 아니다. 그러나 문전걸식하듯이 표를 보고 이 종교 저 종교 무분별하게 찾아다니지는 않으려고 한다"며 담백한 유 후보다운 심정을 밝혔다.

그는 "스스로 찾아가는 것보다는 지역 목민관을 하다 보니 목사님들이나 신부님들, 스님들, 또 다른 종교 지도자들과 자연스레 사귀게 되면서 공식 행사 또는 개별 초청을 받아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면서 "그러나 가끔은 마음이 내켜 스스로 찾아가 차 한 잔 마시면서 좋은 말씀을 듣기도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가 경험한 모든 종교의 교리는 참 사유가 깊고, 어느 종교의 지도자라도 존경스럽다. 이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마음의 평화를 느끼게 되고 진심으로 그 분들이 좋아진다"고 했다.

그러나 내가 어느 종교의 신자도 되지 못 하는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종교는 이성적 판단보다는 결단에 의해 믿는 것인데 나는 늘 이성적으로 따지기 때문이다.

이어령 교수는 저서 ‘지성에서 영성으로’에서 수십 년 간 종교에 대한 이성적 비판을 해왔는데 중병에 걸린 딸의 간청에 의해 절대자를 영접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나는 아직 영성(靈性)에 이르지 못하고 지성의 단계에 있다. 앞으로 영성에 이르게 될지 나도 모르겠다.

그는 "신자는 아니지만 종교의 가르침에 따라 낮은 자리에서 모든 사람을 포용하고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하려고 노력은 한다. 가끔씩 참여하는 종교 행사가 나 자신에 대한 성찰과 초심 유지, 도덕적 타락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고 낮은 자세를 보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유 후보는 "지금 우리나라에서 종교의 역할은 매우 크다. 정글 자본주의 하에서 황폐해진 정신세계를 어루만져주고 경제적 약자들을 보살펴준다. 모든 종교는 사랑과 자비, 감사, 평등, 용서를 말한다"고 진단했다.

‘예수님과 부처님의 가장 큰 차이는 헤어스타일’이라는 우스개가 있다시피 모든 종교가 다름을 인정하는 바탕에서 포용하고 상생하면서 유한한 운명을 타고난 인간들에게 위안과 행복을 가져다주었으면 좋겠다고 말을 맺었다.

길에서 할머니를 만난면서 자신의 종교관을 솔직담백하게 풀어낸 유종필 후보의 글을 읽고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아 보인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