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오른쪽)과 김민지[사진=스포츠투데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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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그라운드를 떠나는 박지성(33)은 외롭지 않다. 연인 김민지(29) 전 SBS 아나운서가 곁을 지킨다. 둘은 7월 27일 서울 광진구 W호텔에서 백년가약을 맺는다. 박지성은 유럽에 신접살림을 꾸리고 축구 행정가로 거듭날 기반을 닦을 계획이다. 구체적인 목표를 세운 건 아니다. “무엇을 하든 한국 축구를 위한 일을 하겠다”고 했다.


# 무릎 부상
14일 수원 영통구 박지성축구센터. 기자회견을 자청한 박지성은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무릎 때문에 더 이상 경기를 뛰기 어렵다”고 했다. 결심을 굳힌 건 지난 2월. 경기를 뛸 때마다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렸다. 운동을 할 수 없을 정도였다. 무릎 통증으로 매번 나흘 가량 쉬어야 했다. 박지성은 “경기를 뛸 수 있었던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했다. 그는 수술 강행으로 선수생활을 연장할 수 있었다. 퀸즈 파크 레인저스(QPR)와의 계약이 남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지성은 淄% 완쾌된다는 보장이 없다”고 했다. 이미 무릎 수술을 두 번이나 받아 무책임하게 팀에 남는 것보다 명예로운 은퇴가 낫다고 판단했다. 그는 “구단주가 모든 설명을 듣고 은퇴를 인정해줬다”고 했다. 1년 임대 연장 요구가 예상됐던 PSV 에인트호벤과의 관계도 비슷하게 정리됐다. 어떤 선택을 내릴 것인지에 대한 구단의 물음에 현 상황을 그대로 설명했고, 원만하게 관계를 매듭졌다. 박지성은 “무릎 부상이 선수생활에서 가장 아쉽다”며 고개를 숙였다.

박지성[사진=스포츠투데이 제공]

박지성[사진=스포츠투데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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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딩크
박지성은 다시 입고 싶은 유니폼으로 잉글랜드 명문 맨체스터유나이티드를 꼽지 않았다. 아쉽다는 이유로 QPR을, 행복했다는 까닭으로 국가대표를 각각 택했다. 국가대표에 대한 애정은 남달랐다. 그는 ?년 월드컵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어려서부터 꿈이었던 태극마크를 달아 행복했다. 막내로서 부담 없이 축구에만 전념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대표팀에서 자신을 중용한 거스 히딩크(68·네덜란드) 감독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박지성은 “나를 월드컵에서 뛰게 해줬고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데려가 줬다”며 “그 시기가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전환점이 됐다”고 했다. 그는 스승의 말 한 마디를 아직도 가슴에 새기고 있다. “지금처럼 열심히 훈련하면 언젠가는 영국, 스페인과 같은 큰 리그에서 뛸 수 있을 것이다.”박지성은 “유럽에서 성공을 거둔 감독님의 말이라서 믿고 받아들였는데 정말 그렇게 됐다”며 “축구는 덩치가 크고 빠르다고 잘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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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언
박지성은 국내무대를 누빈 적이 없다. 일본 J리그에서 프로에 데뷔했고 이후 네덜란드, 영국 등 유럽에서 뛰었다. K리그에서 뛸 생각을 한 적은 있었다. 그는 “진출해볼 만한 상황이 한 번 있었는데 무산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뛰어난 선수들이 많아 원하는 경기 결과를 보여주지는 못했겠지만 흥행에 조금 도움이 됐을 것 같다”고 했다. 박지성은 K리그의 수준을 높게 평했다. “이미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증명하고 있다”면서 “유럽파 선수들과 기량 차가 많지 않다”고 했다. 그 차이도 경험일 뿐이라고 했다. 그래서 자신의 선수생활도 “운이 좋아서 다행”이라고 정리했다. 그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성장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강할 것”이라며 “얼마나 유혹을 떨쳐내고 집중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포기하지 않았다면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했다. 박지성은 생각하는 최고의 경쟁력은 장점의 극대화와 팀플레이다. “내 장점은 활동량이었고, 그것을 어떻게 최대한 부각하느냐가 중요한 과제였다”며 “남들이 갖지 못한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화려한 테크니션이 아니었지만 그가 후회하지 않는 이유였다.

▲김민지 전 아나운서가 박지성 은퇴 기자회견에 참석했다.[사진=스포츠투데이 제공]

▲김민지 전 아나운서가 박지성 은퇴 기자회견에 참석했다.[사진=스포츠투데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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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반자
박지성은 기자회견을 시작하자마자 현역 은퇴를 알리며 “결혼을 하게 됐는데 따로 기자회견을 하진 않겠다”고 했다. 연인에 대한 배려다. 김민지 전 SBS 아나운서는 처음 열애설이 보도됐을 때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박지성은 “나로 인해 그렇게 된 것에 대해 아직까지도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앞으로도 계속 그래야 할 것 같다”며 “미안한 마음이 들지 않도록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신접살림을 유럽에 마련한다. 연인이 조금이라도 편하게 지내길 바라고 있다. 박지성은 지난해 12월 25일 박지성축구센터에서 프로포즈를 했다. 꽃다발, 편지와 함께 반지를 건넸다. 깜짝 놀랐을 김 전 아나운서는 이날 자리를 몰래 찾아 예비 남편의 새 출발을 응원했다. 그 덕에 박지성은 미소를 지으며 그라운드를 떠날 수 있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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