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 '요우커'(游客)가 큰 손으로 떠올랐다. 전체 관광객 수는 물론 1인당 소비액까지 일본을 넘어섰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한국 관광을 마치고 출국하는 중국인과 일본인 각 150명을 대상으로 쇼핑실태를 조사한 결과, '100만원 이상'이라고 답한 중국인 관광객은 전체의 38.7%, 일본인 관광객은 28.7%로 집계됐다고 7일 밝혔다.
중국인 입국자 수는 최근 5년간 연평균 34.1%씩 늘어왔다. 지난해 433만명으로 일본인 입국자 수를 처음 앞질렀다. 특히 관광 목적 중국인 입국자 수도 314만명으로 263만명인 일본인보다 많았다. 이는 최근 중국인 환승 관광 무비자 입국 등 출입국 절차간소화와 일본 엔화 약세에 따른 관광객 감소 등의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인과 일본인이 가장 많이 찾는 쇼핑 장소는 똑같이 '명동'이었다. 중국인 86.7%, 일본인 81.3%가 첫 번째 쇼핑장소로 명동을 꼽았다.
이와 함께 쇼핑 품목 조사에서 중국인은 화장품(86.7%), 의류(61.3%), 한약재(39.3%) 순으로, 일본인은 의류(60.7%), 화장품(52.7%), 김ㆍ건어물(52.7%) 순으로 물품을 구매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중국인은 명동에서 의류와 화장품을 구매한 뒤 한약재를 사기 위해 동대문을 찾고, 일본인은 김과 건어물을 사러 남대문을 주로 찾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들 관광객들은 쇼핑을 할 때 여전히 상당한 불편을 느끼고 있었다. 중국인 관광객들은 '의사소통' 문제를, 일본인 관광객들은 한국인 점원들의 '상품 구입 강요'를 가장 큰 불만이라고 답했다.
불편사항에 대해 중국인 응답자의 57.3%가 '언어소통'이라고 답했다. 안내표지판 부족(34.0%), 불편한 교통(21.3%), 비싼 가격(17.3%), 불친절한 종업원(12.7%) 등이 뒤를 이었다. 일본인은 상품구입 강요(29.3%)에 이어 언어소통 불편(22.7%), 안내표지판 부족(21.3%), 불친절한 종업원(16.7%), 비싼 가격(10.0%) 순으로 불편사항을 꼽았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1990년대 중반부터 한국을 찾는 일본인이 꾸준히 늘다보니 명동, 남대문을 비롯한 주요 관광지에 일본어를 할 수 있는 상인은 늘었지만, 지난 5년 사이 3배 가까이 급증한 중국인 관광객을 응대할 수 있는 상인은 아직까지 부족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통현장에 중국어 회화 가능자를 채용하고 중국어 쇼핑안내 방송을 운영하고 쇼핑정보가 담긴 안내책자를 제공하는 등의 전략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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