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침체기 틈새 투자법④] 중소형 빌딩
2년새 거래량 1.7배 증가…금융위기 때도 가격 하락 없어 인기
# 서울 서초동 7층짜리 W빌딩은 최근 250억원에 팔려나갔다. 지하철 2ㆍ3호선 교대역 인근인 데다 서울지방법원ㆍ검찰청과 가까워 입지 조건도 좋다. 건물 가격이 수백억원에 달해 개인보다는 중견기업이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러나 일반 개인투자자 3명이 돈을 모아 건물을 매입했다.
최근 부동산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수익형 부동산인 중소형 빌딩으로 퍼지고 있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뭉칫돈이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다주는 중소형 빌딩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투자자들이 중소형 빌딩에 관심을 쏟는 것은 오피스텔이나 대형 빌딩에 비해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공실률이 대형 빌딩보다 낮다. 최근 1년(2012년 3분기~2013년4분기)새 서울 지역 대형 빌딩의 공실률은 5.0%에서 8.3%로 3.3%p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중소형 빌딩의 공실률은 6.1%에서 6.8%로 0.7%p 증가하는 데 그쳤다.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를 넘기면서 빌딩 투자에 대한 신뢰가 쌓인 것도 한 몫 했다. 장기적인 저금리기조가 이어지면서 자금조달이 한결 쉬워졌고 금융, 주식 등 대체투자처의 수익률이 악화되자 길을 잃은 뭉칫돈이 중소형 빌딩 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권오진 원빌딩 이사는 "지난 금융위기를 거치면서도 빌딩 가격은 하락하지 않았다"면서 "처음에는 거액의 투자금이 필요하지만 매달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중소형 빌딩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중소형 빌딩에 투자할 땐 어떤 점을 눈여겨봐야 할까. 전문가들은 '자금'과 '입지'를 꼽았다. 중소형 빌딩을 매입하려면 수십억~수백억원의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때문에 무리해서 대출을 받는 경우가 있는데 아무리 저금리시대라고 해도 본인이 보유한 자금 상황을 간과해선 안 된다. 대출 비중을 무조건 낮추라는 얘기는 아니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적당히 수위 조절을 하며 대출 비중을 높이면 레버리지(지렛대)효과를 거둘 수 있다.
예를 들어 연 임대수익 4.5%인 50%억원짜리 빌딩(보증금 2억원, 월 임대료 1800만원)을 살 때 대출 비율에 따른 수익률을 비교해보자. 대출 비율이 10%(실 투자금 43억원)인 경우 수익률은 5.0%다. 1금융 빌딩담보대출금리 3.6%를 적용한 결과다. 대출 비율을 30%(실 투자금 33억원)로 높이면 수익률은 6.6%, 대출 비율 50%(실 투자금 23억원)는 9.4%로 올라간다. 대출 비율이 70%(실 투자금 13억원)라면 수익률은 16.6%로 정기예금 금리(2.8%)에 비해 약 6배 높다.
건물 입지도 중요하다. 건물이 환금성이 좋고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다줄 역세권에 위치해있는지, 앞으로 주변 개발 호재가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말이다. 용적률, 도로 폭, 주변 공실ㆍ임대료, 유동 인구 등도 기초 조사를 할 때 놓치지 말아야 한다. 일례로 서울 강남ㆍ서초ㆍ송파 등 강남3구가 환금성은 높을지 몰라도 기본 땅값이 다른 지역에 비해 비싸 같은 값이라도 건물 규모, 역과의 거리, 도로 폭 등에서 차이가 날 수 있다. 전문가들이 각 지역별 중심 상권으로 눈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는 이유다. 꼭 신축 건물만 고집할 게 아니라 건물 리모델링을 통해 수익률을 꾀하고 건물 가치를 높이는 방법도 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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