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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조석 사장, 취임 200일 발전소 3바퀴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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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 사장의 여름 電爭 '4가지 무기 챙긴다'
원전관리 강화, '3분 대기조' 양수발전소 활용, 조직 추스르기, 전기 아껴쓰기 실천

신고리 3·4호기 케이블 교체표 집무실에 붙여놓고 매일 체크
직원들엔 "甲 행세 말자" 등 10가지 행동 수칙
[대담=조영주 아시아경제신문 정치경제부장, 정리=김혜원 기자] 조석 한국수력원자력 사장(57ㆍ사진)은 지난해 9월을 돌이키면 아찔하기만 하다. 당시 한수원은 그야말로 '시계제로'였다. 사장 내정 소식이 전해진 뒤로 그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한수원 정상화'에 대한 생각뿐이었다. 한수원이 '최고경영자(CEO)의 무덤'으로 통했던 탓에 조 사장을 걱정하는 눈이 많았다. 그는 "한수원은 이제 바닥을 찍고 다시 올라오는 일만 남았다"며 "한 번 해보겠으니 믿어 달라"고 강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그로부터 벌써 200여일이 지났다. 한수원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부품 시험성적서 위조 파문으로 강제로 운전을 중단했던 원자력발전소 3기는 잘 돌아가고 있다. 무엇보다도 땅으로 추락했던 임직원의 사기가 많이 회복됐다. 조 사장은 "전국 5개 발전소 현장을 벌써 세 바퀴 돌았다"면서 "내 입장에서는 매주 현장을 찾지만 그곳에서는 두 달에 한 번 사장을 만나는 셈이라서 올해는 현장 경영을 강화해 현장 직원과 함께 호흡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금껏 언론과의 인터뷰를 마다하고 앞만 보고 달린 조 사장을 최근 삼성동 집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2016년 초에는 경주 본사에서 시무식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30여년의 오랜 공직생활의 태를 벗고 어느새 공기업 CEO가 다 돼 있었다.
집무실 벽 한 편에는 '신고리 원전 3ㆍ4호기 안전등급 케이블 교체 설치 공정표'가 큼직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조 사장은 "취임 후 가장 신경을 썼던 것은 가동을 멈춘 신고리 1ㆍ2호기와 신월성 1호기 등 원전 3기를 겨울철 전력 피크 전에 재가동하는 일이었다"며 "방에 일정표를 붙여 놓고 하루하루 보고받으면서 체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력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공급하는 것이 한수원 본연의 의무이자 임무"라며 "그 일을 제대로 해내지 못 하면 아무 필요가 없기 때문에 1차적으로 해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석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조석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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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조 사장이 중점을 둔 업무는 한수원이 건강하고 활력 있는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해 문화를 바꾸는 것이었다. 그는 "한수원이 폐쇄적인 집단이고 끼리끼리 일한다는 인식이 많았던 것이 사실인데 외부인사를 영입하고 내부와 융합하는 인사를 단행했다"며 "직원들에게 의견을 물어 '갑(甲)으로 행세하지 말자' 등 10가지 정도 스스로 고쳐가는 운동을 벌였다"고 설명했다.

한수원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조 사장은 고백했다. 그는 "한수원에 불어 닥친 풍파는 끝난 것이 아니라 현재 건너가는 중"이라며 "올해 경영 화두로 '해현경장(解弦更張ㆍ거문고 줄을 바꾸어 매다)'을 제시했듯이 아직 긴장을 풀 때가 절대 아니다"고 했다. 다만 "인간이 하루 24시간, 1년 365일을 긴장만 하고 살 수는 없지 않느냐"면서 "사기를 높일 수 있는 긍정의 동기부여를 어떻게 갖게 할 것인가를 많이 고민하고 있다"고 알렸다.

지난 겨울을 무사히 넘겼지만 다가오는 여름철 전력난에 대한 대비도 서두르고 있다. 조 사장은 "우선, 발전용량이 큰 원전이 불시에 멈추면 안 되기 때문에 잘 관리하는 것이 책무고 두 번째로는 '3분 대기조'로 불리는 양수발전소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라고 했다. 국내에는 청평을 비롯해 총 7곳(16기)의 양수발전소가 있는데, 모두 한수원이 관리한다. 총 설비용량은 470만kW로 원전 5기의 용량과 맞먹는다.

우리나라의 전력난 만성화 우려에 대해서는 "전기에너지를 아껴 쓰는 문화가 반드시 조성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석유ㆍ석탄 등 원재료를 가져다가 발전소를 돌려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에너지 100을 투입하면 이 중 60은 없어지고 40만 뽑아낸다"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스위치만 올리고 내리면 되는 참 편한 에너지지만 에너지원의 측면에서 봤을 땐 비싼 에너지"라고 언급했다.

조 사장은 한국이 원전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데 대해 "석유ㆍ가스ㆍ석탄ㆍ원전ㆍ신재생에너지 등 모든 에너지원이 강점도 있지만 취약점도 동시에 갖고 있다"면서 "원전의 경우 상대적으로 싸지만 안전성 문제를 안고 있고 화석 에너지는 대기오염을 가져온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무엇인가 조금씩 부족하지만 쓸 수 있는 에너지원은 한정돼 있으니 어떻게 (각종 에너지를) 적절하게 섞어 사용하느냐가 중요한 것이지, 문제가 있으니 안 된다고만 하면 결국 수요를 충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원전 수출에 대해서도 의욕을 보였다. 원전을 한 번 수출하게 되면 최소 100년 간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알짜' 해외사업이라는 것이다. 조 사장은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출은 주계약만 186억달러였지만 각종 부수적인 계약 외에도 향후 발전소 건설 후 운영에 관한 계약도 남아 있다"며 "발전소를 짓는 데에 약 10년, 설계 수명은 60년에 이르고, 발전소 해체 등 사후처리도 같이 해야 하기 때문에 원전을 통해 UAE와는 100년 이상의 동지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수원이 공을 들이고 있는 핀란드 원전 수주 건에 대해서는 "핀란드 자국 내 사정으로 결정이 늦어지고 있는데 상반기 내 결론 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자신 있게 장담을 할 수는 없지만 요구하는 자료는 성의껏 제출했고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사진=백소아 기자 sharp2046@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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