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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부실기업 구조조정까지 부실해서야

최종수정 2014.03.17 11:30 기사입력 2014.03.1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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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A은행은 퇴직이 임박한 직원을 자격심사도 거치지 않고 워크아웃(채권단 공동관리) 대상 기업의 자금관리인으로 선임했다. B은행은 이미 퇴직한 직원을 자격심사도 없이 계약직으로 재고용해 자금관리인 일을 맡겼다. C은행이 구조조정 대상 기업에 파견한 자금관리인은 회사 법인카드를 허용되지 않은 용도로 부당하게 사용했다. D은행이 정기 신용위험평가에서 우량등급으로 판정한 기업은 불과 몇 달 만에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채권은행의 기업 구조조정 실태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점검 결과 중 일부다. 금감원은 지난해 12월 8개 국내 은행에 대해 현장점검을 실시한 결과 위와 같은 일이 비일비재함을 확인했다고 지난 주말 밝혔다. 부실기업 구조조정 업무가 퇴직 직원의 자리 봐주기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는 것이다. 부실징후 기업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한 신용위험평가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은행들의 구조조정 관련 업무 자체가 부실하다는 얘기다.

은행이 부실기업 관리를 위해 이용하는 PM(프로젝트 매니지먼트)사에서도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건설이나 부동산개발 분야의 부실기업에 대해서는 은행이 해당 사업장의 자금과 담보물 관리, 협력업체 현장점거 대응 등의 일을 직접 하기보다 PM사를 중간에 넣어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은행 측은 해당 사업장의 전문분야에 대해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PM사가 은행을 속여 부당이득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번 점검에서는 워크아웃 대상 건설회사가 시공한 아파트의 하자보수를 위한 공사비로 건설회사가 추천한 업체는 6000만원을 제시했으나 PM사가 추천한 업체는 그 10배나 되는 6억원을 제시한 사례가 적발됐다고 한다.

이래서는 부실기업 구조조정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없다. 정부가 부실기업 구조조정 방식을 정부 주도에서 시장 주도로 전환한 마당에 은행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금감원은 은행들이 기업 구조조정 업무를 보다 엄격하게 수행하도록 지도하고, 자금관리인 제도와 PM사 이용방식에 대한 개선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는지는 지켜볼 일이다. 이에 더해 구조조정 과정에서의 불법ㆍ위규 사례에 대해서는 처벌과 징계가 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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