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억4580만달러는 같은 해 북한이 핵미사일 발사를 위해 사용한 13억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또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이 2013년 북한의 인권을 개선하고 식량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추산한 재원 1억5000만달러의 4배가 넘는 규모다.
두 사람은 광범위한 북한의 반(反) 인권 실태를 보여주는 664쪽의 북한 인권보고서에 숨어있는 6억4580만달러라는 숫자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김 위원장이 지난 2012년 화장품, 핸드백, 가죽제품, 시계, 전자제품, 승용차, 술 등 고가의 사치품목을 사들이는데 사용한 돈의 규모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한 해 전체 국민총생산의 1∼2%에 불과한 1억∼2억달러를 들여 식량을 수입하면 기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런데도 김 위원장이 기아 문제 해결을 위한 '1년 필요예산'의 6배가 넘는 막대한 외화를 개인 용도의 사치품목 구입에 쓰고 있다는 게 이 교수 등의 주장이다.
이 교수와 스탠튼 변호사는 또 한 탈북자의 증언을 인용해 북한이 1995년 김일성 전 주석의 묘지를 만들면서 7억9000만달러에 달하는 돈을 사용했다고 전했다. 이 돈은 당시 북한의 식량난을 4년간 해결할 수 있는 정도의 막대한 규모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 교수와 스탠튼 변호사는 미국은 북한에 강력한 제재를 취하고 있지만 유럽국가와 중국은 그렇지 못하다면서 유럽과 중국도 북한에 대한 제재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김 위원장이 유럽과 중국에 은닉한 것으로 알려진 막대한 규모의 외화를 통해 여전히 사치품목을 구입하고 핵미사일 개발ㆍ발사에 박차를 가할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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