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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연 前해병대사령관 250km 사막마라톤 완주… "장병들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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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연 前해병대사령관 250km 사막마라톤 완주… "장병들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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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5일동안 사막 250㎞를 달려야 하는 마라톤대회가 있다. 사하라사막 마라톤대회. 이 대회는 중국 고비사막 마라톤, 칠레 아타카마 고원 마라톤, 남극 마라톤과 더불어 죽음의 4대 마라톤대회로 악명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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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6일부터 5일간 개최된 이 대회에서는 낯익은 사람이 몸을 풀고 있었다. 이호연(56ㆍ해사 34기) 전 해병대사령관이다. 개인돈 700여만원을 들여 출전한 그는 "해병대 장병들에게 꿈과 용기, 도전정신을 심어주기 위해 출사표를 던졌다"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어렵게 던진 도전장만큼이나 완주가 만만치 않았다. 한낮엔 40도 가까운 폭염과 모래바람, 밤엔 영하권으로 뚝 떨어지는 이상기온을 극복해야 하는 환경은 그야말로 인간 한계를 시험하는 사투의 연속이었다.

얼굴이 검게 그을린 그는 "사막에서 얼어 죽는다는 말을 실감했다"며 힘겨운 마라톤 여정을 표현했다. 그는 "텐트, 식량 등 40여 가지 필수품을 넣으면 배낭 무게만 10㎏가 넘는다"며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나침반에 의존해 뛰다 보면 길을 잃고 중간에 포기하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대회에 참가한 지구촌 철각 191명중 20여명은 중도에 대회를 포기하기도 했다.
이 전 사령관은 힘들 때마다 해병대 장병들을 떠올리면 포기라는 생각이 사라졌다. 이 대회에 참가한 목적이 그들에게 완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데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마지막 5일차 1400고지 암벽 코스에서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위경련까지 왔었다"며 "너무 힘들어 포기하고 싶었지만 해병대 장병들에게 꿈과 열정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그에게는 힘든 여정을 견뎌야 하는 또다른 이유도 있었다. 예비역 중장인 그는 "'장군은 지시만 내리고 노력이 부족하다'는 편견을 깨뜨리고 싶은 것도 나를 버티게 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이런 도전정신으로 그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인 참가자 27명중에서는 1위, 전체 참가자 중에서는 60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참가자들은 "역시 해병대"라는 찬사를 쏟아냈다.

이 전 사령관은 현역시절부터 장병들에게 강인한 체력을 강조한 지휘관으로 유명하다. 2002년 연대장(대령) 시절과 2011년 합참 정비태세검열실장 시절에는 국제철인 3종경기에 출전했다. 당시 이 전 사령관은 수영 3.8㎞, 사이클 180.2㎞, 마라톤 풀코스를 13시간대에 완주하기도 했다. 그는 "조직 단합과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운동 만큼 좋은 게 없다"며 "군 지휘관들은 운동을 통해 솔선수범의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충북 청원 출신인 이 전 사령관은 1980년 해군사관학교 34기로 임관했다. 이후 합동참모본부, 연합사 등 전략부서와 해병대 6여단장, 2사단장 등 접적지역 지휘관을 두루 거쳤다. 특히 6여단장과 2사단장 재직시엔 긴장 상태에 있는 서해상과 서부 최전방에 대한 완벽한 작전대비태세를 유지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전 사령관에게는 2011년 10월 해병대사령관으로 취임한지 한 달 만에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령관'으로 알려진 일화도 있다. '해병할머니'로 유명한 고 이선비 할머니 빈소를 직접 찾아 눈길을 끌었던 것. 고 이선비 할머니는 60여년 동안 대청도에 근무하는 해병 장병들에게 손수 밥을 지어주고 찢어진 군복을 수선해줘 해병할머니라고 불렸다. 이 전 사령관은 당시 할머니가 해병대로부터 받은 기념품과 표창장, 장병과 찍은 사진 등의 유품을 6여단 역사관에 전시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이 전 사령관은 나이를 더 먹기 전에 다시 한 번 도전장을 낼 생각이다. 올해 하반기에 열리는 중국 고비사막 마라톤 완주다. 그는 "가족 반대가 심하지만 해병대 장병들에게 꿈ㆍ용기ㆍ도전정신은 나이와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꼭 보여주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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