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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사유지 놓고 3자가 개입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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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출판문화계가 11일 서울 송현동 경복궁 옆 대한항공 부지에 호텔 대신 '책의 전당' 건립을 제안한 것과 관련, 대항항공은 즉각적인 대응에 나섰다.

이에 대항항공은 "기존 입장을 바꾸지도, 복합문화시설 건립사업을 중단하지도 않을 것이다. 현재 출판문화계로부터 공식적인 제안을 받은 바 없고 사유지에 대해 제3자가 개입하는 것은 올바르지도 않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이날 출판문화계는 서울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간담회를 갖고 "대한항공 부지의 호텔 건립 부지에 '책의 전당'이라는 이름 아래 도서관ㆍ박물관ㆍ기록관이 융합된 공간을 만들어 우리 역사ㆍ문화에 대한 자신감을 새롭게 불러 일으키자"고 제안했다. 또한 "대한항공은 대국적인 관점에서 문화적 노블리즈 오블리제를 실천해달라"고 요구했다.

출판문화계 제안에 대해 대항항공측은 "사회적 명분으로 기업의 경제활동에 제약, 압박하는 것은 사유재산 침해"라며 "더 이상의 논란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출판문화계는 각종 토론 및 여론 조성 등 사회적 공론화작업을 진행할 태세여서 송현동 부지 활용 문제는 물론 사유재산 침해 등 다양한 논란이 예상된다.

출판문화계가 내놓은 '책의 전당'은 ▲ 지식사회의 중요한 성과를 지속적으로 담아내어 시민에게 봉사하는 도서관 ▲ 세계적인 문화유산인 직지, 실록, 의궤 등 우리 책의 역사를 국내외 시민들에게 자랑스럽게 보여줄 수 있는 박물관 ▲ 세계적인 수준의 기록정보를 보관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기록관 ▲ 책의 교류가 이뤄지는 세계적인 전당 ▲ 전 세계 지식인과 학자, 문화인, 예술가들이 방문하고 교류하면서 서로 자극과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책문화의 창조현장을 표방한 복합도서관을 표방하고 있다.
이번 제안에는 김민웅 책나라연대 대표(성공회대 교수)를 비롯, 김언호 파주출판문화재단 이사장(한길사 대표), 도종일 책 읽은 사회문화재단 이사장(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학장), 박은주 한국출판인회의 이사장(김영사 대표), 윤희윤 한국도서관협회장, 한상완 한국기록협회장 등 출판문화계 주요 인사가 대거 참여했다.

김언호 파주출판문화재단 이사장은 "책의 전당을 통해 우리 문화적 역량을 한껏 고무되고 문화국가의 초석을 다지는 분기점이 되기를 희망한다"며 "정부와 국회, 기업과 시민사회, 언론과 학계, 출판, 도서관, 기록, 독서 부문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관심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책의 전당 건립 구상은 2013년 12월말 관련 인사들이 모임을 통해 취지 등을 합의하고 이번에 대국민 제안을 실시했다. 그러나 지식콘텐츠의 집적이라는 선언적 의미 외에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는 않았다. 이와 관련, 안찬수 책 읽는 사회문화재단 사무차장은 "이제부터 논의를 해보자는 의미"라며 "출판문화계는 대항항공만의 일방적인 희생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비용문제, 예산, 건립사업 등은 국가 프로그램으로 진행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부지는 서울 종로구 송현동 49-1번지, 면적 3만7141㎡(1만1235평) 규모로 경복궁과 인접해 있다. 송현이라는 명칭은 '소나무 언덕'이라는 뜻이다. 조선시대에는 소격서와 사간원 등이 자리했다. 이어 일본 식산은행원 숙소, 해방 이후엔 국방부가 미국에 빌려줌으로써 미국 대사관 직원 숙소로 활용됐다.

2000년 정부는 삼성생명에 1400억원을 받고 매각했으며 2008년 대항항공은 삼성생명으로부터 2900억원에 사들려 한옥호텔 건립을 추진, 풍문여고 및 덕성여중ㆍ고교 등 주변 학교의 학습권 침해 및 대기업 특혜 시비에 휘말려 있다.

대한항공은 2010년 중부교육청에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 내 금지행위 및 시설 해제를 요청, 불가 통보를 받았다. 이어 대한항공은 대법원까지 가는 소송전을 전개, 3심 모두 패소한 바 있다.

한편 학교환경 위생구역 내에서 호텔 건립을 허용하는 내용의 '관광진흥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중에 있다. 대한항공은 법 개정이 이뤄지는 대로 사업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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