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뜻밖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유력한 경쟁자라는 사전적 의미와는 달리 DARK HORSES를 이루는 각각의 철자는 10개의 소비트렌드를 표현하는 첫 글자로서 그 중 H는 '하이브리드 패치워크(Hybrid Patchwork)'를 뜻한다고 한다. 패치워크는 각양각색의 헝겊 조각을 이어붙인 공예품을 가리키는데, 이는 곧 융합을 통한 새로운 가치창출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디자인은 경제적 가치도 매우 높다. 디자인은 기술 연구개발(R&D)보다 약 2배의 부가가치와 3배의 매출효과를 창출하는 지식집약형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디자인 투자를 통한 부가가치 창출효과는 기술 투자 대비 2배, 매출효과는 3배에 이르는 등 비교적 적은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 높은 경제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어떤 기술개발보다 효과적인 경영혁신 수단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기업의 약 14%만이 디자인을 활용하고 있다. 다행히 디자인의 중요성을 인식한 몇몇 대기업들은 전략적으로 디자인경영을 도입하고 디자인 투자를 적극적으로 확대해 해외 디자인상 수상과 세계시장 점유율 향상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 기업의 99%를 차지하는 중소기업 대부분은 디자인 투자에 대한 인식이 미약한 상태로, 디자인을 미래가치에 대한 투자라기보다는 비용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를 위해 디자인진흥원은 중소ㆍ중견기업들이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디자인컨설팅은 물론 아이디어를 보유한 디자인기업과 생산기업을 연계하고 마케팅, 유통, 판로 등 전주기적 비즈니스 과정에 걸쳐 토털 디자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즈니스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중소ㆍ중견기업에는 디자인인력을, 디자이너에게는 일자리를 찾아주는 맞춤형 '디자인인력지원사업'도 참여기업들의 호응이 좋아 참여기업과 디자이너를 확대ㆍ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이러한 지원들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중소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디자인경영을 실시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것이다.
한국이 지난 10여년의 중진국 함정에서 벗어나 선진국으로 대도약(quantum jump)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소기업의 글로벌경쟁력 향상이 필수적이다. 그동안 우리 중소ㆍ중견기업들이 기술개발에 역점을 두고 성장을 이뤄왔다면, 이제는 디자인에 과감히 투자해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해야 할 때다. 창조경제시대에 중소기업의 글로벌경쟁력, 더 나아가 우리 경제의 혁신을 이끄는 다크호스는 바로 디자인이다.
이태용 한국디자인진흥원장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