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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증권, 떠나는 자와 남은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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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퇴직자 600명 짐싸…나머지 직원도 급여삭감 고통 감수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10일 유안타증권 직원 600여명이 회사를 떠났다. 지난주까지 접수받은 희망퇴직의 결과다. 서명석 사장을 비롯한 남은 이들은 회사 매각을 준비하고 있다. 떠나는 자와 남는 자가 갈리는 날이다.

이날 동양증권 관계자는 "희망퇴직일이 오늘이라 사내가 뒤숭숭숭하다"며 "애초 계획했던 500명은 훨씬 넘었다. 600명에 근접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말 동양증권 노사는 구조조정안에 합의하고 희망퇴직을 접수받았다. 임원 및 조직 축소에 이은 세번째 구조조정이다. 퇴직 위로금은 근속연수에 따라 6~12개월치 월급을 지급키로 했다.
지난해 9월말 기준 동양증권 정규직원은 2349명. 이번 구조조정 규모는 직원 4명 중 1명 꼴이다. 한때 3000명을 웃돌던 동양증권 직원 수는 2000명 미만으로 떨어지게 된다. 40명에 달하던 임원도 서 사장을 포함해 20명으로 줄었다.

남은 이들 역시 고통이 없지 않다. 구조조정안에는 임원 50%, 팀점장 30%, 차부장 25%, 과장 이하 20%의 급여삭감이 포함됐다. 한 동양증권 부장급 직원은 "말은 희망퇴직이라 했지만 위에서 어느 정도 삭감 명단이 내려왔다"며 "나는 다행히 이직이 결정됐지만 다른 직원들은 불완전판매 꼬리표 때문에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한때 동양증권은 종합자산관리계좌(CMA)ㆍ채권의 명가로 꼽혔다. 2004년 업계 최초로 CMA를 출시한 이후 10여년째 업계 1위를 유지했고, 리테일 채권은 동양증권을 빼놓고는 얘기할 수가 없었다. "국내 A등급 이하 회사채는 동양증권이 다 먹여살리는 것"이라는 말이 나왔을 정도다.
조짐이 보인 건 지난 2012년부터다. 채권 브로커와 딜러들이 무더기로 회사를 떠났고, 지난해는 연구원들이 대거 둥지를 옮겼다. 지난해 동양 사태가 터진 후 시장은 "동양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문제가 터지기 전 전문가들이 먼저 피한 것 아니냐"며 수군거렸다.

동양증권은 올 상반기 내로 매각이 마무리되면 본격적인 사세 회복에 나설 계획이다. 동양 사태 직후 급증했던 고객 예탁자산 인출은 최근 진정세를 찾았고, 동양증권의 영업망 역시 여전히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최근 법원은 동양증권 매각 주관사로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을 선정했고, 이르면 내주 중으로 공개입찰 공고가 나올 예정이다. 한 증권사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이번에 타격이 컸지만 동양증권 브랜드는 여전히 건재하다"고 평가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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