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문 알파벳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있다고 치자. b와 d를 보면 비슷해 보이니 그게 그거일 것이라 생각을 한다. 그러나 접미사인 ad를 붙이면 전혀 의미가 달라진다. bad가 되고 dad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두 단어를 붙여 읽으면 bad dad가 된다.
정책에도 마찬가지다. 어떠한 정부정책(dad)에 대해 반대하는 단체 등이 과장된 가정을 전제로 사실과 다른 주장(bad)을 할 때 국민들은 혼동에 빠지게 되고 '나쁜 아빠(bad dad)'란 불편한 기억을 하게 되는 것이다.
최근 철도체계 개편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일들을 보며 드는 생각이다. 정부에서는 새로이 개통되는 수도권 고속철도와 호남고속철도에 철도공사 자회사를 설립하여 공공성을 높이면서 철도요금을 인하하고 건설부채를 해소하는 등 국민부담을 줄이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잘 알다시피 교통은 주거만큼이나 우리네 일상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 집에서 나와 직장이나 지인을 만나기까지 때로 철도로, 지하철로, 버스로, 택시로, 도보로 이동을 하면서 세상과 만나고 사람과 교류하며 우리 삶의 외연을 넓히고 있다. 사람의 삶에 필수적인 것이 의식주라고 하지만 현대 생활에서 의식주만큼 중요해진 것이, 아니 옛날부터 인류의 생활에서 항상 그만큼 중요했던 것이 교통이었다고 할 수 있다.
보다 편리한 교통을 위해서는 인천공항이나 고속철도처럼 정부의 아낌없는 투자와 함께 분야별 운영시스템 또한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교통업계는 마치 자가용을 이용하듯 출발지와 도착지 간 끊김 없는 흐름을 제공하기 위해 상호연계하고 있고 비용을 최소화하여 싼값으로 교통서비스를 하기 위해 수많은 자기변화와 개혁을 추진해 왔다. 말 그대로 '서민의 든든하고 편안한 발'이 되기 위한 부단한 노력인 것이다.
하지만 변화의 시기에는 늘 진통이 있었다. 마치 반복되는 역사처럼 말이다. 철도산업의 개편을 놓고 벌어지는 일들을 보며 교통과 철도의 경쟁력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된다. 사실 우리나라 철도가 경쟁력이 있다고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그동안 언론지상에 많이 오르내렸다시피 한국철도공사는 매년 5000억원에 이르는 적자가 지속되어 최근 약 18조원의 부채를 가진 공기업으로, 빚이 많은 10대 공기업 중 하나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계속되는 만성적자로 지난 5년간 2조2924억원을 부채 이자비용으로 지급했다고도 한다. 철도운송이 본연의 일임에도 불구하고 용산역세권 사업이란 무리한 사업과 방만 운영으로 인해 급기야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져버렸다. 화물철도의 경우 영업비용이 매출의 2배이고 차량정비나 시설유지보수에 각각 운임수입의 22%와 21%가 투입되는 고비용구조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철도가 이대로 가선 안 된다는 생각에는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우리 철도가 활기를 되찾게 하고 장기침체의 늪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이행해야 철도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철도인의 꿈은 우리 철도가 대륙을 향해 힘차게 달리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유럽까지 연결되더라도 우리 철도가 해외 유수의 철도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을지는 반문해볼 필요가 있다. 이제는 변해야 한다. 미래는 준비하는 자들의 것이라고 했다. 지금의 갈등은 발전적 변화를 위한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새롭게 시작되는 철도의 미래를 위해 모두가 변화의 길에 동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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