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기후기금(GCF) 한국사무소 출범식 참석차 한국을 찾은 김용 WB 총재는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동에 있는 용강중학교의 학생들에게 이렇게 강조했다. 200여명의 학생들은 40분가량 진행된 강연 내내 그가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 눈빛을 반짝였다.
그러던 그는 1987년 아이티에 있는 PH(Partners In Health)라는 국제 의료봉사단체에 일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내려놓게 됐다. 김 총재는 "그 곳에서 내가 교육을 받았고 부유하다는 점에서 엄청난 특권을 누리고 있음을 깨닫게 됐다"며 "그때부터 사회에 대한 책임을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2002년 고(故) 이종욱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의 권유로 아프리카의 에이즈 퇴치 운동을 전개했다. 당시 2년 반 안에 에이즈 환자 300만명을 치료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을 때는 "다들 미친 짓"이라고 비난했지만 결국 2007년에 그 목표를 이뤘다. 김 총재는 "2년이 늦었지만 결국은 목표를 달성했다"며 "옳은 일이라면 그 일의 목표치를 낮추려는 사람들에게 설득당하지 말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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