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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에서]아마존, 성장과 혁신을 동시에 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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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형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

이은형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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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무렵이었다. 아마존에서 책을 샀더니 이메일이 왔다. 내가 산 책의 내용이나 주제와 관련 있는 책들을 모아서 홍보하는 이메일을 보내온 것이다. 어찌나 내 마음에 쏙 드는 책들만 모아서 보냈는지 당장 클릭해서 거의 대부분을 사고 말았다. '고객맞춤형 서비스'를 '대량'으로 할 수 있음을 확실하게 경험했다. 1994년 제프 베저스가 부모님의 돈으로 창업한 아마존은 16년 만에 매출액이 3만배 증가했으며, 세계 최고의 혁신기업으로 손꼽힌다.

세계적인 컨설팅기업 대표인 짐 탐킨스는 지구상의 모든 기업이 아마존의 성장과 혁신으로부터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이를 '아마존 효과(amazon effect)'라고 불렀다. 탐킨스는 아마존의 특징을 두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유례없는 성장을 거듭하는 거대한 기업이라는 것이다. 아마존은 직접 판매와 판매 경로 제공(마켓 플레이스) 등을 통해 지난해 610억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아마존은 이미 규모로 월마트를 앞질렀다는 분석이다. 1인당 매출은 월마트의 5~6배 수준이다. 매출액 증가세가 매우 가파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점 때문에 아마존의 시가총액은 최근 3년 사이에 두 배 증가했다.
둘째, 비즈니스의 정체를 파악하기 힘들 만큼 끝없는 혁신을 실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2년 타임지는 '아마존은 블랙박스'라면서 "아마존은 너무 많은 비즈니스에 관여하고 있어서 핵심제품이 무엇인지, 장단기 목표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고 했다. 아마존은 책 판매에서 출발하여 지금은 3500만가지 이상의 물품을 파는 유통업체다. 활발한 물류센터 건립을 통해 '당일배송 또는 익일배송'이 가능하게 되었으며, 이를 통해 지난 여름부터는 신선식품을 판매하는 '아마존 프레쉬'를 론칭했다.

게임 개발업체 등의 기업에 웹 호스팅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자신들의 네트워크에 기반한 데이터베이스 자료를 제공하는 IT컨설팅, 창고의 물류를 자동으로 정리해주는 자동물류시스템, 콘텐츠업체 및 워싱턴 포스트 인수를 통한 콘텐츠 및 미디어산업 진출, 그리고 태블릿 PC와 휴대폰 제조에 이르기까지 아마존의 확장은 끝이 없다. 그래서 업종 간의 벽을 파괴하는 '카테고리 킬러'라는 별명을 얻었다. 지구상의 어떤 산업도, 어떤 기업도 아마존과의 경쟁을 피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미 IBM은 CIA의 클라우드시스템을 구축할 업체 선정에서 아마존에 패했다.

아마존은 어떻게 성장과 혁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나. 모든 비밀은 바로 고객에서 찾을 수 있다. 온라인 서점으로 출발하던 초기부터 맞춤형 정보와 서비스를 스마트하게 제공했던 근거는 바로 고객의 구매행동을 면밀하게 관찰하고 분석한 덕분이었다. 2005년 시작한 아마존 프라임은 소비자행동 연구에 길이 남을 놀라운 사례일 것이다. 연회비 75달러를 내면 2일 이내 배송해준다는 멤버십제도는 92% 재가입률을 기록했다. 프라임 회원은 아마존에서만 물건을 구입했으며, 일반 회원보다 두 배 높은 구매금액을 기록했다.
물론 아마존은 프라임 회원에게 공짜 영화 서비스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등 '충성고객'에 대한 대접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고객의 불만을 처리하는 방식도 남다르다. 제프 베저스는 고객불만을 자신의 이메일로 먼저 받아본 후 직원들에게 전달한다. 직원들이 고객의 불만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처리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아마존의 성공방식을 보면 업종의 경계를 허무는 것은 고객임을 깨닫게 된다. 아니 더욱 정확하게 말하면 '고객 자신도 모르는 구매행동과 욕구'를 성심성의껏, 그리고 치밀하게 분석하여 충족시키려는 기업의 노력임을 알게 된다.





이은형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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