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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단상]건설산업 경제민주화, '적정공사비 보장'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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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건설업계는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 물량 급감과 유동성 악화 등으로 경영위기가 심각하다. 작년 건설수주액은 2002년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런데 올해 7월까지 국내 누적 수주액은 전년 동기보다 26.4%나 줄어들었다. 말 그대로 일감 기근이 심각한 상태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이에 정부는 수차례의 부동산 대책, 조기집행 등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해 적극 지원을 해주고 있다. 하지만 효과는 크게 거두지 못하고 있다. 수주액이 더욱 줄어들어 연간 100조원 아래로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부동산시장은 약간 살아나는 듯 보이지만 침체는 더욱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제는 생존을 위한 건설업계의 경쟁이 격화된 것을 넘어서 내부분열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특히 산업 내 일부 업계에서는 물량확보를 위한 단체행동까지 불사하고 있다.

어느 산업이든 경기침체 시에는 고통이 따르고 건설산업도 예외일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는 정부와 국회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법과 제도의 틀을 만들고 집행해나가는 일을 맡고 있는 주체가 무게중심을 가져야 한다는 얘기다. 무조건 일감을 확보하기 위해 주장하는 것들을 가려야 하고 거래당사자 간에 반목과 질시가 아닌 고통 분담과 위기 극복의 동참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그렇다면 정부와 국회의 현주소는 어떤가. '경제민주화'라는 단어에 집착하고 매몰돼 산업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갑(甲)'과 '을(乙)'을 정의하는가 하면, 이를 잣대로 논의를 하거나 일감을 몰아주려 하는 등 업계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바로 적자시공이다.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옛말처럼 손해가 나는 공사에서는 원수급업체, 하수급업체 그와 거래하는 2차 거래업체, 노동자까지 다 최악의 상황에 처해질 수밖에 없다. 예산을 절감한다며 무리하게 적은 비용을 들여 공공 건설사업을 발주하게 되면 우선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여겨지지도 하지만 시설물의 생애주기 전체로 따져보면 더 많은 유지보수비용이 든다는 연구보고서가 한두 번 나온 것도 아니다.

더욱이 저가발주로 인해 이제는 공공 건설공사가 업계에서 '성배'가 아닌 '독배'라는 평가들이 나오고 있다. 공사를 수주하면 축배를 들던 과거와 달리 이제 '승자의 저주'가 된다며 우려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건설산업은 일정한 장비ㆍ인력 등을 보유하고 있어야 수주에 참여할 수 있는 기본 조건이 주어지는 수주산업이다. 물량난에 허덕이는 업체로서는 이런 고정비 때문에 무리를 감수하고라도 수주할 수밖에 없고, 그 여파는 결국 일용근로자들에게까지 미치는 것이다.

이제는 정부와 국회가 진정한 상생의 방안이 무엇인지, 건설산업의 미래를 위한 길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할 때이다. 무리한 저가수주를 조장하는 최저가낙찰제, 실적공사비 제도는 과감히 개혁하여 적정공사비를 보장함으로써 우수하고 안전한 시공물을 생산하고 1차, 2차 협력사, 노동자들이 함께 상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취약한 2차 자재ㆍ장비업자와 노동자 등 진정한 건설산업 내 '을'을 위해 임금보증제도 도입 등 실질적인 보호대책을 마련해 국가의 궁극적인 목표인 경기활성화와 국민의 삶의 질 제고에 한발 다가서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부와 발주자의 인식 전환이다. 정부와 발주자는 건설 상생협력체계의 책임있는 중심축이다. 따라서 상생협력체계의 최상위에 있는 정부와 발주기관이 상생의 물꼬를 열어 주어야 한다.

최삼규 대한건설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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