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이청용(볼턴)이 아찔한 부상위기를 넘기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1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와의 A대표팀 친선경기다. 오른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이청용은 전반 44분 대형사고 상황에 직면했다. 후방에서 길게 넘어온 공을 향해 페널티박스 오른 모서리에서 헤딩 경합을 시도하다 상대 수비의 방해로 공중에서 그대로 고꾸라졌다. 중심을 잃고 그라운드에 얼굴을 강하게 부딪친 위험천만한 장면에 경기장을 찾은 4만여 관중이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부상 악몽은 이청용에게 달갑지 않다. 이미 2011년 7월 소속팀 연습 경기 도중 상대 수비수의 거친 태클에 오른 정강이가 골절됐다. 이 때문에 무려 10개월 간 그라운드를 떠났다. 지난해 올림픽대표팀은 물론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에 임한 A대표팀에도 상당한 손실이었다.
악재를 딛고 태극마크를 획득한 이청용은 5월부터 서서히 기량을 끌어올리며 월드컵 본선 체제에 돌입한 A대표팀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지난 6일 아이티와 친선경기에선 홍명보호(號) 데뷔전을 치르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후반 교체 투입된 뒤 활발한 드리블 돌파로 페널티킥을 2개나 얻어내 4대 1 완승에 일조했다.
비록 1대 2 패배로 7개월 전 크로아티아에 당한 4골 차 패배를 설욕하는데 실패했으나 이청용에겐 나름의 소득을 확인한 무대였다. 두 차례 평가전을 통해 포지션 경쟁에서 입지를 다진 것은 물론 자신감 회복으로 9개월 남은 월드컵 본선을 향한 전망을 밝혔다. 무엇보다 큰 부상위기에도 흔들리지 않고 제 몫을 소화하며 '트라우마'를 완전히 떨쳐낸 점이 긍정적인 대목이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정재훈 사진기자 roz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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