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품목별 관세철폐 일정은 오는 11월 개시될 예정인 2단계 협상에서 다뤄진다. 서비스ㆍ투자ㆍ지적재산권ㆍ정부조달 등 비상품 분야의 무역장벽 제거 문제도 대부분 2단계 협상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한중 FTA는 협상의 틀(모댈리티)을 갖춘 단계에 도달했을 뿐이다. 본격적인 협상은 이제부터 시작인 셈이다.
그러나 분야ㆍ품목별 경제적 득실로 보면, 한중 FTA 체결을 위해 우리가 치러야 할 대가가 꽤 클 수도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가장 걱정되는 것은 국내 농수산업과 중소기업이 입게 될 피해다. 그렇잖아도 저가의 중국산 농수산물과 중소기업형 제조업 제품이 국내 시장을 크게 잠식한 상황에서 한중 FTA로 수입관세마저 낮아지거나 철폐되면 그 결과는 뻔하다. 정부는 농수산물을 민감품목으로 분류해 관세철폐를 적용하지 않거나 늦추는 쪽으로 협상하겠다지만 중국이 우리가 하자는 대로 따라올 리가 없다. 품목별 협상에서 밀고 당기기가 치열할 것이다. 제조업 제품의 경우는 우리 입장에서 중소기업형 제품과 대기업형 제품을 구분한다는 것 자체가 FTA 협상에서는 무리다.
1단계 협상 타결 소식에 한중 FTA에 대한 농어민과 중소기업인의 불안감이 커졌다. 정부는 그만큼 더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그리고 이해당사자들과 의사소통하면서 2단계 협상에 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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