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히든챔피언을 육성하기 위해 기술개발과 연구지원 외에 중요한 부분이 바로 '금융'이다. 히든챔피언 육성을 위한 금융지원 방안의 성공적인 사례 중 하나가 정부의 공적자금인 '요즈마펀드'로 창업국가로의 변모를 성공시킨 이스라엘의 사례다. 요즈마펀드의 성공으로 이스라엘 벤처기업에는 총 100억달러 이상의 전 세계 자금이 유입됐고, 세계 2위 규모 이스라엘 벤처캐피털 산업의 성장은 수많은 이스라엘 벤처기업의 성공을 이끌었다.
첫째,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에 투자등록한 외국인투자자 수는 약 3만5000명인데 반해 우리나라 38개 기업이 발행한 해외DR의 투자자 수는 그보다 10배 이상 많은 약 37만명에 이른다. 국내에 투자등록한 외국인투자자의 경우는 주로 글로벌 포트폴리오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대형 기관투자가ㆍ펀드 위주인 반면, 대부분의 해외 중소형 기관투자자ㆍ펀드 및 개인투자자는 해외에서 DR형태로 한국주식에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의 많은 중소형 기관투자가 및 편드는 미국 이외의 주식에 투자할 수 없도록 약관이 구성돼 있는 경우가 많고, 미국시장 내에서 달러로 거래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투자지원형 DR 발행이 허용되면 국내 중소기업에 관심을 가지는 해외자본이 적극적으로 중소기업의 주식을 해외시장에서 DR형태로 거래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외국인의 국내 주식시장 투자는 대기업에 편중돼 있다. 유가증권시장의 외국인투자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기준 약 401조원인데 반해 코스닥시장에 대한 외국인투자는 약 9조원으로 국내 중소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비율이 매우 낮은 편이다. 반면 일본의 경우 208개 기업의 투자지원형 DR이 해외에서 발행돼 있으며, 그 중 169개 기업(81.3%)이 중견ㆍ중소기업의 DR이다.
투자지원형 DR은 중견ㆍ중소기업에 대한 해외자본의 투자를 증대시킬 수 있는 매우 훌륭한 상품임에 틀림이 없다. 일본ㆍ중국에 비해 늦었지만 지금부터 관계당국 및 업계에서 충분한 논의가 진행돼 조속한 시일 내에 투자지원형 DR발행이 허용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김경동 한국예탁결제원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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