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일본 정부, 위안부 문제 진작에 청산했어야"
5년만에 신작 '바람이 분다' 기자간담회.."애니메이션은 아름다운 꿈"
[일본 도쿄=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일본이 예전에 위안부 문제를 청산해야 했으며, 아직까지 이 문제가 오르내리는 것은 굉장히 굴욕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26일 일본 도쿄도 코가네이 시에 위치한 지브리 스튜디오 내 미아자키 하야오 감독의 '니바리키' 아뜰리에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1989년도 버블이 붕괴되고 같은 시기에 소련도 붕괴됐다. 그 시기에 일본인들은 역사감각을 잃어버렸다"며 "현재 일본 젊은이들도 역사 감각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러나 역사감각을 잃어버리게 되면 그 나라가 망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벼랑위의 포뇨' 이후 5년만에 내놓은 신작 '바람이 분다'는 실존했던 비행기 설계사 '호리코시 지로'의 실제 이야기에다 소설가이자 시인 '호리 타츠오'의 작품 '바람이 분다' 속 로맨스를 각색해서 넣은 영화다. 제목은 폴 발레리의 시 '바람이 분다'에서 따온 것으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이 시를 각색하는데 다양한 해석이 있었지만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라는 해석으로 정하고 영화에서도 차용했다"고 밝혔다.
작품의 배경은 1920년~1960년대를 아우른다. 당시 불경기와 가난, 병으로 암울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일본에 엎친데덮친 격으로 관동대지진이 발생하고, 곧 일본은 전쟁에 돌입한다. 이런 가운데 이탈리아의 비행기 설계사 '지아니 카프로니'를 동경해마지않는 주인공 '호리코시 지로'는 비행기 설계사로의 꿈을 차곡차곡 키워나간다. 관동대지진 당시 우연히 만난 나호코와도 운명적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영화가 논란이 된 것은 주인공의 직업이 2차 세계대전 당시 비행기 설계사인데다 실제 이 비행기가 카미카제 등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미야자키 감독은 이 같은 논란을 의식한 듯 "그 시대를 살았기 때문에 죄를 안고가야 한다고 생각해야 할까? '지로'라는 인물은 전쟁이 끝나고도 계속 그 비행기 업체에 종사했기 때문에 큰 발언을 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시대와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사람이고, 어떻게 보면 비참한 사람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최근 일본의 우경화와 관련된 발언에 대해서도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헌법개정을 하지 않아야 한다고 한 발언은 솔직한 입장을 말한 것이고 그 생각은 변함이 없다.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는 전부 사이가 좋아야 하고 싸워서도 안된다. 최근에 지브리스튜디오에서 발간하고 있는 '열풍'이라는 잡지에서 이 같은 발언이 나가면서 인터넷상에서 많은 공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은 역사 이야기를 많이 해왔어야 했는데 경제 이야기만 했다. 돈 버는 이야기만 했기 때문에 결국 경제가 좋지 않으면 전부를 잃어버린 것처럼 여겨졌다. 언제부턴가 영화에서는 흥행수익이라든가, 스포츠 선수의 상금이라든가, 사람들이 얼마를 버는지, 이런거만 궁금해하는데, 사실 이런 거는 물어보지 않는게 예의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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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감독은 '애니메이션의 의미'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애니메이션은 아름다운 꿈"이라고 답했다. 그는 "애니메이터가 된지 50년이 됐는데, 지금은 애니메이터가 더 이상 꿈이 아니라 비즈니스의 수단이 됐다. 현재 나오는 대부분의 애니메이션은 없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 애니메이션에 몸담았던 최초 10년이 나의 창조적 시간이고, 그 시간은 이제 끝났다"고 말했다.
미야자키 감독의 신작 '바람이 분다'는 이번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일본에서는 20일 개봉돼 100만 관객이 넘었으며 한국에서는 9월에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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