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미국의 월스트리트에서 '자금 대순환 (Great Rotation)'이 이미 시작됐다는 진단이 나오기 시작했다. 자금 대순환은 글로벌 자금이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인 채권시장에서 위험자산인 주식시장으로 대거 이동하는 현상을 말한다.


금융전문 매체 마켓워치의 컬럼리스트 토마스 키는 8일(현지시간) 자금 대순환은 이미 시작돼서 흐름이 진행중이라고 단언하는 글을 실었다.

올해초부터 자금 대순환 시작 여부와 시기는 전문가들의 큰 관심사였다. 지난 5월초만해도 자금대순환은 경기호전에 의해 자연스럽게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한 확신이 생기면 채권투자자들도 고수익 위험 자산으로 간주되는 주식 투자 비중을 늘릴 수 있을 것이란 전망에 따른 것이다.

경제 위기 이후 2009년 부터 각국의 중앙은행과 투자자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RB)가 경기 부양을 위해 지속해온 초저금리의 이점을 누리며 채권투자를 늘려왔다.


그러나 벤 버냉키 FRB의장이 지난 달 출구전략을 시사하자 상황이 급변하기 시작했다. FRB가 매달 850억달러 규모의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줄여나갈 의사를 밝히자 그 직격탄은 채권시장이 맞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2개월 사이에 미국 10년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1.93%에서 2.71%까지 올랐다. 여기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가만히 앉아서 무려 14%의 손실을 보게된 셈이다.


토마스 키는 장기 미국 채권에 무려 1경 달러(1146경5000억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추산되는 투자자들이 올해들어 12%의 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산한다. 특히 최근 두달사이에만 따지면 13%의 손실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문제는 실제로 FRB가 올해안에 채권 매입 규모를 축소하며 채권 시장에서 서서히 발을 뺄 것이란 전망이 더욱 가시화되고 있는 점이다.


투자회사와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에게 지속적인 채권 금리 상승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이에대한 대비를 하라는 신호를 본격적으로 보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7일 밤 투자자들에게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내년에는 2.75∼3.00%로 상승하고 2016년에는 4%까지 오를 수 있다는 보고서를 발송했다.


이미 지난 5월 채권 금리의 상승을 경고했던 골드만삭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오는 9월 양적완화 축소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금융분석 사이트 아이스탁의 칼럼리스트 마이클 보디치카는 "골드만 삭스의 이번 발표는 아직도 채권시장이 안전할 것이라고 믿는 투자자들에게 앞으로 큰 손실을 보게될 것이란 경고의 의미"라고 지적했다.


마켓워치가 미국 14개 대형 투자기관을 상대로한 조사에 따르면 블랙록 등 8개 대형 투자기관이 미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연말까지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크레디트스위스 등 5개 기관은 연말 예상치를 연 2.75%로 제시했고 블랙록은 2.5∼3.0%의 범위로 전망했다. 4개 기관은 2.5%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때문에 미국 경제전문방송인 CNBC는 시장 전문가들을 인용해 "미국 국채 매도에 따른 국채 금리 상승세가 통증을 느끼는 최소 자극량인 '통증 임계치(pain threshold)'에 빠르게 접근하고 있다"고 전했다.


투자자들이 채권시장에 계속 머물고 있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의미다. 월스트리트의 대형 헤지펀드들은 이미 채권시장 탈출을 통한 포트폴리오 재조정 전략 수립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마스 키 컬럼리스트느 결국 그 대안은 미국의 주식시장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다우지수와 S&P 500, 나스닥 지수 등은 올해들어 여전히 13% 안팎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그는 모건 스탠리, 골드먼 삭스, JP모건 체이스도 주식펀드에서 수익을 올리고 있기 때문에 일선 창구의 중개인들도 요즘 투자자들에게 주식시장 투자를 적극 권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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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최근의 뉴욕 주요지수가 예상을 깨고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도 무관치않다.


FRB의 양적완화 축소와 부진한 어닝 실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다우지수는 지난 주말 심리적 지지선 1만5000선을 다시 돌파, 8일에는 1만5224.69에 마감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김근철 기자 kckim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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