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비지오, 저가·보급형 TV 앞세워 치고 올라와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LG전자 가 세계 최대 프리미엄 TV 시장인 북미에서 올해 2위 자리를 미국 비지오에 내준 것으로 나타났다. '반값 TV' 등 저가 마케팅을 앞세운 현지 후발 업체의 도전에 한국 TV의 아성이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14일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LG전자의 올 1·4분기 북미 평판 TV 시장점유율(금액 기준)은 12.1%로 3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14.3%에서 2.2%포인트 하락하며 순위가 한단계 떨어진 것이다.
삼성전자 는 1분기 북미 시장점유율이 30.3%로 지난해 30.6%에서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큰 차이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삼성의 경우 최근 북미 시장에서 프리미엄 마케팅 및 현지 가전 유통망과의 제휴 등으로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다.
비지오는 소셜커머스 등을 활용한 대대적 저가 마케팅으로 북미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선두 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다.
품질 면에서도 프리미엄 제품이 아닌 보급형 제품으로 승부하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 비용을 절감해 경쟁사들보다 크게 저렴한 가격에 TV를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힘입어 비지오의 매출은 2003년 1700만달러에서 2009년 25억달러로 6년 새 150배 가까이 급증했다.
비지오의 70형(인치) 발광다이오드(LED) TV 가격은 1599달러(약 180만원)에 불과하다. 삼성전자가 나름 보급형으로 내놓은 75형 LED TV 가격이 1000만원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5분의 1도 안되는 수준이다. 다만 비지오 제품은 일반 고화질(HD)이고 삼성전자 제품은 이보다 해상도가 2배 가량 높은 FHD다. 기술적인 면에서는 떨어지지만 기본 기능은 다 갖춘 저렴한 TV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것이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비지오는 혁신적인 사업모델로 주목받고 있는 회사"라며 "삼성과 LG는 프리미엄 제품에 주력하고 있어 비지오가 직접적인 경쟁 상대는 아니지만 TV 시장에서 입지가 갈수록 커지고 있어 이제는 무시할 수 없는 위치에 올랐다"고 말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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