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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통CEO"방글라데시 희생자 유족위안 펀드 조성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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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관련성 부인하다 상표 사진 나오자 유족 지원으로 선회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방글라데시 의류공장 붕괴로 500여명이 숨지면서 방글라데시에서 제조한 의류를 납품받는 서방의 기업들이 곤란한 처지가 됐다. 월 40달러 남짓한 임금을 받는 방글라데시의 노동자들이 생산한 의류를 팔아 흑자를 내고 브랜드 명성을 유지하면서도 근로조건 개선은 외면해온 탓이다.

스웨덴의 H&M,스페인의 자라,이탈리아의 베네통 등 방글라데시에서 대량으로 의류를 납품받고 있는 글로벌 의류브랜드들이 그들이다. 일부 기업은 희생자 보상금을 내놓겠다고 밝혔지만 일부는 벌써부터 방글라데시에서 다른 곳으로 주문처를 옮기는 등 관련성을 부인해 빈축을 사고 있다.
비아지오 키아롤란자 베네통 그룹 CEO

비아지오 키아롤란자 베네통 그룹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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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무너진 라나 플라자에 입주한 ‘뉴 웨이브 스타일’의 고객인 베네통과 가진 이메일 인터뷰에 따르면, 비아지오 키아롤란자 베네통 최고경영자(CEO.52)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베네통은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국제노동기구(ILO)와 협력하고 있다”면서 “이번 사건은 큰 비극”이라고 밝혔다. 그는 “베네통은 희생자 지원을 위해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허핑턴포스트는 지난 3일자 기사에서 베네통은 당초 이 플라자 붕괴와 관련성을 부인하다 베네통 상표 사진이 나오자 방침을 바꿨다면서 같은 내용의 발언을 게재했다. 키아롤란자 CEO는 “우리 의류산업계는 희생자 지원을 위한 도덕적 의무를 갖고 있는 만큼 베네통은 희생자 유족이 이용할 수 있는 펀드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영국의 프리마크(Primark),캐나다의 로브로(Loblaw),스페인의 엘 코르테 잉겔스 등도 희생자를 보상하겠다고 공식 방침을 발표한 반면, 라벨이 발견된 스페인의 망고는 이번 사건과 거리를 두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자라의 모기업인 스페인의 인디텍스(Inditex)는 2005년 납품업체인 스펙트럼 스웨터의 공장 붕괴로 사망한 근로자 60여명 유족과 중상자들의 보상을 2011년 지원했고,독일 할인업체 C&A도 112명의 사망자와 48명의 중상자를 낸 방글라데시 타즈린 패션 화재사고 보상 협상을 벌여 희생자에게 100만 달러의 금융지원과 희생자 자녀에게 월 500만 달러의 연금지급을 약속했다.

베네통의 희생자 보상 금액도 이들 기업들의 선례를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의류산업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본부를 둔 비정부기구 ‘깨긋한 의류 운동’(The Clean Campaign)은 희생자 보상과 생존자 임금 등 총비용을 3000만 달러로 추산하고 있다.국제노동기구(ILO)는 산업재해 희생자들은 의료비용과 손실임금, 고통보상 등을 받을 자격이 있지만 신흥국가에서 그런 지원을 받는 산재피해자는 거의 없다고 밝히고 있다.

베네통은 이른바 H&M과 자라 등 급성장하는 패스트 패션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비용절감을 위해 방글라데시를 선택했지만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되는 셈이다.

베네통의 매출은 지난 2011년 20억 유로로 이후 정체상태였다. 지난해 5월 베네통은 생산과정과 소싱에서 최대의 효율을 달성하겠고 밝혔고 방글라데시는 이같은 결정을 실행에 옮길 장소로 선택했다. 임금이 낮을뿐더러 유럽에는 무관세로 수출하기 때문이었다.

베네통은 10년 전 방글라데시에서 의류를 생산하기 시작해 현재 이 회사 의류생산량의 4%를 생산하고 있다. 불과 2년전 이 비중은 2%에 불과했다.그만큼 베네통이 방글라데시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뜻이다. 3년 전에는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 사무실도 개소했다.

한편, 키아롤란자 CEO는 이탈리아 캄파니아 지역 베네벤토 출신으로 베니스의 카 포스카리 대학에서 경제경영학을 전공했으며 회계법인 아서 앤더슨에서 4년간 일한뒤 1994년 베네통 그룹에 합류했다. 그는 헝가리와 크로아티아 베네통 지사 대표를 거쳐 베네통그룹 기획실장을 역임했다. 그는 2001~2004년까지 그룹 기획관리실장과 최고운영책임자(COO)도 거쳤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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