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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말의 변신···검정 '아빠양말' 지고 화려한 '오빠양말'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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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직장인 3년차 이주호(30)씨는 아침 출근 준비 때마다 분주하다. 양말을 고르는데 시간을 할애하고 있기 때문. 신입사원 때만 해도 구두를 덮는 폭넓은 정장바지 일색이었지만 최근 밑단이 짧고 몸에 딱 맞는 소위 '이탈리아 패션'이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양말에도 신경 쓸 수밖에 없게 됐다. 이씨는 구두와 슈트, 넥타이의 색상을 고려해 체크와 스트라이프 무늬의 다양한 컬러가 조합된 양말을 즐겨 신는다. 이씨는 "회사 사원증의 목 띠가 빨간색이라 붉은색 체크무늬 양말이 특히 잘 어울린다"며 "계단을 올라갈 때나 다리를 꼬고 앉을 때 은근슬쩍 보이는 센스가 양말 패션의 묘미"라고 말했다.

남성들의 양말이 화려해지고 있다. 노타이 차림의 캐주얼풍 스타일이 주를 이루면서 넥타이로 멋을 내던 시절은 가고 대신 양말이 '잇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짧고 슬림한 이탈리아 스타일의 정장이 유행하자 직장인들도 다채로운 디자인의 양말을 즐겨신고 있다.
14일 용산 아이파크백화점 패션관 5층 남성정장 매장에 들어서자 양말을 매장에 배치하고 있는 7개 브랜드 중 검정색과 회색의 단색 양말을 들여놓은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빨강과 파랑, 노랑 등 화사한 색감 못지않게 물방울과 꽃문양에 이르기까지 무늬도 제 각각이다.

박상길 남성복 바이어는 "2~3년 전만해도 정장 매장에서 양말은 상품이라기보다 물건을 사면 1~2개 끼워주는 사은품에 가까웠다"며 "최근 1년 새 매장 내에 단독 양말 코너가 자리 잡기 시작하더니 근래에는 한 매장에서 많게는 한 달 100켤레 이상 팔려나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정장 코너에서 양말을 3~5개씩 파는 묶음상품이 등장한 것도 최근 들어서다. 이 백화점에 들어선 신사복 브랜드 지오지아에서는 9900원짜리 3개 세트 중 인기색상이 올 봄 들어 완판됐다.
넥타이족들의 양말 공세에 가장 큰 덕을 보는 것은 SPA 브랜드. 다채로운 양말 상품군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파크백화점 에잇세컨즈 매장에서는 지난 2월 중순 오픈 이래 컬러 양말이 3000켤레 이상 팔려나갔다. 이곳에선 목 좋은 입구와 계산대 앞 잡화, 바지 코너 등 총 5곳에 양말이 전시되어 있어 발 가는 곳마다 양말이 있을 정도다. 아이파크백화점 라틀래틱 매장에 숍인숍으로 들어선 양말 매장은 한 달에 1500장의 양말이 팔려 효자상품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한수인 아이파크백화점 SPA브랜드 담당자는 "양말 구매 고객 중 넥타이족들이 20~30%를 차지하는데 보통 3~5켤레를 한번에 구매한다"고 말했다.

압구정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에서 가장 인기 있는 남성 양말 브랜드 니탄은 매출이 전년대비 30% 신장했다.

홍성남 갤러리아명품관 남성패션팀 매니저는 "남성 양말은 무늬없는 컬러 상품이 인기였지만 이제는 스트라이프나 특정 패턴이 들어가는 문양의 양말을 선호하는 과감한 선택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직장인 염모(32)씨는 "검은색 양말은 아저씨 스타일로 전락하며 아저씨와 오빠를 구분 짓는 잣대로 여겨지기도 한다"며 "5만원짜리 폴스미스 양말을 선물 받았는데 무조건 손빨래하며 애지중지 하고 있다. 발목을 훤히 드러내는 짧고 슬림한 정장에 패션 감각을 뽐낼 수 있는 아이템으로는 양말이 제격이다"라고 말했다.

청담동에 사는 이모(33)씨 역시 "직장 내에서 양복에 포인트를 주는 수단이 예전에는 넥타이였다면 이제는 양말이 대세다. 아침에 옷을 고르면서 넥타이 색깔보다는 양말 색깔 선택에 신경을 쓰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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