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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없는 불청객 '급성 콩팥병'

최종수정 2013.03.15 13:37 기사입력 2013.03.15 13:37

-심한 운동·건강식품 남용하면 급손상
-CT·MRI·혈관 촬영 조영제도 악영향
-나빠져도 별 증상없어 정기 검진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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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콩팥, 즉 신장은 혈액을 걸려 노폐물을 소변으로 배설시켜준다. 이 뿐만이 아니다. 수분·전해질 농도 등 체액량과 구성 성분을 균형있게 조절하는 동시에 적혈구를 만들고 비타민D를 활성화시켜 뼈를 튼튼하게 만들어준다. 생각보다 참 많은 일을 한다. 콩팥이 손상돼 제 기능을 하지 못할 때가 문제가 된다. 콩팥 기능이 약해지면 노폐물이 몸에 쌓이고 체내 수분, 전해질, 산염기 조절 기능에 이상이 생기고 호르몬 생산 장애로 빈혈, 골질환, 고혈압 등이 생긴다.
만성 콩팥병은 3개월 이상 신장이 손상돼 있거나 신장 기능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걸 말한다. 잘 관리하지 않아 악화되면 투석이나 신장이식과 같은 대체 요법을 시행해야 한다. 이와 달리 급성 콩팥병(급성 신부전)은 신장 기능이 짧게는 몇 시간, 길게는 수일에 걸쳐 급격히 저하될 때를 일컫는다. 병원에 입원한 환자의 5% 가량, 중환자실 환자 중 30%는 급성 콩팥병을 앓는다. 심한 설사와 구토 등으로 인해 체액량이 부족하거나 콩팥 독성이 있는 약제를 오남용 할 때, 심한 근육 손상, 패혈증 등 심한 감염, 콩팥 자체의 질병, 요관이나 방광이 막히는 등의 질환에 의해 발생한다.(콩팥은 요관을 통해 방광과 연결돼 있다.)

컴퓨터 단층 촬영(CT)이나 혈관조영술과 같은 첨단 영상 검사법에 사용되는 조영제도 문제가 된다. 우선 CT와 MRI 촬영에 사용되는 조영제 종류가 다른데, CT 촬영에 사용되는 조영제 부작용은 오래 전부터 보고돼왔다. 한 연구에서는 입원 환자에게 발생하는 급성 콩팥병 원인 중 3번째가 조영제라는 결과가 나왔다. 환자의 입원기간이나 예후에도 영향을 준다고 알려졌다. 특히 75세 이상의 고령환자나 당뇨병환자 등이 위험하다. MRI는 '가돌리늄'이라는 조영제를 쓰는데 신장 기능이 많이 떨어진 환자의 경우 피부가 딱딱해지고 두꺼워지는 콩팥성 전신 섬유화증이 나타날 위험이 있다.

문제는 최근 들어 급성 콩팥병으로 고생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급성 콩팥병 환자는 지난 2008년 기준 1만2000명으로 7년 전보다 2배 증가했다. 특히 투석이 필요할 정도로 심한 콩팥 손상이 동반되는 급성 콩팥병 빈도가 최근 10년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 이유는 불분명하다. 다만 고령화사회로 접어들면서 각종 만성질환자가 복용하는 약제와 CT, MRI, 혈관촬영 등에 사용되는 조영제, 심한 근육운동 등이 원인으로 추정될 뿐이다.
증상도 원인과 동반 질환, 콩팥 손상 정도에 따라 다양하다. 갑자기 혈뇨나 갈색 소변이 나타나거나 소변량이 줄면서 다리와 발등에 부종이 생기면 콩팥 기능 이상을 의심해봐야 한다. 쉽게 피로해지고 구토, 경련 등의 증상도 의심 대상이다. 하지만 급성 콩팥손상은 아무런 증상 없이 발생하는 사례가 많아 문제다.(콩팥은 기능의 50%를 상실 할 때 까지도 별다른 신호를 보내지 않는 '침묵의 장기'다.)

급성 콩팥손상 역시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원인을 빨리 제거할수록 콩팥기능이 완전히 회복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원인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지는데 체액량이 부족하면 수액을 맞고 요관 폐쇄 등으로 인한 경우엔 폐쇄된 요로를 복원해주는 처치가 따른다. 치료 도중에는 이차 손상을 막아야 하고 합병증에 대한 대처도 해야 한다. 원인을 찾고 적절한 치료를 했다면 콩팥이 회복되기를 기다리면 된다.

그러나 최악의 경우 콩팥 기능이 회복되더라도 장기적으로 만성 콩팥병으로 진행될 수 있다. 신장이식이나 투석이 필요한 말기 신부전 상태에 이르게 되는 비율이 10%에 이르고 퇴원 후에도 조기 사망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투석을 받아도 합병증으로 인해 해마다 투석환자의 12~15%가 사망한다. 심근 경색증, 뇌졸중 발병률 또한 정상인 보다 10배나 높아진다.

급성 콩팥병을 예방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조기 발견과 치료'다. 강덕희 이대목동병원 신장센터 교수는 "정기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에 들어가야 한다"며 "급성 콩팥손상이 회복돼 퇴원한 이후라도 신장내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덕희 이대목동병원 신장센터 교수가 환자에게 신장초음파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사진제공= 이대목동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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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는 이렇게…

▲의약품·건강식품 남용하지 않는다= 진통소염제 등 양약, 한약, 영양제, 보약 등을 복용하기 전 항상 콩팥에 독성 있는지 확인한다. 특히 콩팥 기능이 떨어져있는 노인, 당뇨병·고혈압·심혈관계 환자는 주의한다. 생약으로 사용되는 마두령·방기·목향 등에 포함된 '아리스톨로킥산'은 콩팥에 해가 되니 일부 식물을 먹기 전 전문의와 상의한다.

▲수분 부족·탈수 피하기= 심한 설사, 구토로 체내 수분 감소가 오래 지속되면 급성으로 콩팥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이 때 수액주사를 맞는 등의 방법으로 부족한 수분을 공급하면 대부분 콩팥 기능이 빠르게 회복된다.

▲콩팥기능 규칙적으로 검사하기= 당뇨병·고혈압 환자, 혈뇨·단백뇨가 있었던 사람, 관절염 약 복용자, 만성 비뇨기과·산부인과 질환자, 콩팥질환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규칙적으로 정기 검사를 받아야 한다.

▲체력에 맞게 운동하기= 무리하게 운동을 한 뒤에 근육이 붓고 아프면서 붉은 소변이 나오면 급성 콩팥병을 의심해봐야 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리한 운동을 삼가고 물을 충분히 마신다.

▲CT·MRI·혈관 촬영 전 콩팥기능 확인하기= 고령, 당뇨병·고혈압 등을 앓고 있거나 만성 콩팥병이 있다면 검사 전 전문의와 상담을 하고 불필요한 조영제 사용을 줄인다. CT나 MRI 조영제가 급격한 콩팥기능 악화를 일으킬 수 있어서다.

<도움말: 이대목동병원, 대한신장학회>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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