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전경련 회장 연임 의지를 묻는 질문에는 "내가 결정할 일이 아닌 것 같다"로, 경제민주화에 대한 의견을 묻는 끊임없는 질문 공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온 허 회장이었기에 이번 답변은 취재진들을 당황케 만들었다. 의외의 수확에 놀란 취재진들 사이에서는 정확한 발언을 메모하려는 눈치작전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질문에 담긴 행간의 의미와 전경련이 이날 내놓은 성과를 보면, 허 회장은 분명 재계와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요컨데 현장의 목소리는 상실됐다. 질문에는 분명 '주요 그룹들이 투자ㆍ고용 계획을 못 내놓고 있다'거나 '경제민주화 정책에 대한 재계의 불안감이 여전하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함축돼 있었다.
'상황이 이 정도인데 전경련은 정부와 대화를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거냐'는 식의 계산된 질문을 이해 못한 채 이른바 정공법(正攻法)을 택한 것이다. 회장단 회의 직후 배포된 발표문에도 현장 목소리는 없었다. 주요 그룹의 투자ㆍ고용 계획 수립 지연과 경제민주화에 대한 대응책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전경련은 시종일관 한 가지 표현으로만 대응했다. "창조경제특별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동문서답이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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