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타오바오에서 최근 관심을 끈 사건이 하나 있었다. 바로 그래픽 디자인 사업을 시작한 한 벤처기업가가 이 온라인 상거래 회사를 통해 투자자금을 모집한 것이다.
중국의 벤처기업가 주 지앙(朱江)은 최근 '메이크브이(MakeV)'라는 그래픽 디자인 회사를 창업했다. 그런데 회사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투자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고심 끝에 그는 타오바오에 "기업의 미래를 판매한다"는 내용의 투자설명을 올렸고 주당 120위안(약2만1000원)으로 총 100주의 주식을 매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타오바오가 속해 있는 알리바바 그룹은 온라인 주식거래는 불법이라며 하루만에 이 거래를 중단했다. 알리바바 측은 공식 성명을 통해 "타오바오에서는 고객들이 원하는 물건들을 사고팔 수 있지만 주식거래는 금지하고 있다"며 "발견 즉시 거래를 중단하도록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포브스는 이와 같은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진 것은 정체된 중국의 IPO시장 때문이다고 분석한다. 이와 함께 중국 은행들의 대기업ㆍ국유기업 위주의 대출 관행으로 인해 벤처기업들이 대출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길이 더 험난해지고 있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상하이 및 선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두 증권거래소에 신규상장(IPO)한 기업은 149곳으로 전년보다 46.01% 감소했다. 중소기업의 경우 상황이 더 심각하다. 선전증권거래소의 중소기업부에 상장된 기업은 52곳 321억위안, 벤처기업부는 72곳 339억위안에 불과했다. IPO 기업의 평균 자금조달금액은 6억6800만위안(1202억원)으로 전년의 9억8600만위안보다 32.3%나 줄었다.
상황은 올해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가 올해부터 IPO신청 기업에 대해 한층 더 강화된 심사기준을 적용하겠다고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의 랠리에도 불구하고 중국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자신감이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점도 있다.
주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벤처기업에게 시간은 생명"이라며 "중국에서는 지나치게 많은 규제와 어려운 은행대출 때문에 신생기업이 투자자금을 모집할 수 있는 길이 막혀있다"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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