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TH 2013-정직]카더라톡..포커페이스북..트릭터
증고생 75% 헛소문 내봤고, SNS 신뢰도는 43%..무책임한 '루머' 한탕주의에 서로 못믿는 '뻥의 소셜'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1 지난해 국회의원 선거에 나선 A씨는 선거 운동 중에 유권자들에게 향응을 제공했다는 루머가 인터넷에 삽시간에 퍼지면서 골머리를 앓았다. A씨는 사실이 아니라고 항변했지만 떠난 민심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선거가 끝난 뒤 A씨에 대한 인터넷의 정보는 거짓으로 밝혀졌다.
#2. B기업은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방사능이 검출된 식품 원료를 사용한다는 얘기가 돌면서 홍역을 치렀다. 일본에서 수입한 원료 때문에 퍼진 헛소문으로 밝혀졌지만 기업 이미지는 이미 큰 타격을 받은 뒤였다.
#3. "010-4878-4040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으면 2500원이 자동으로 결제된다." 지난해 트위터를 뜨겁게 달구던 괴담으로 카카오톡 등을 통해서도 빠르게 퍼졌지만 결국 이는 근거 없는 소문으로 밝혀졌다.
정보의 보고(寶庫). 인터넷을 얘기할 때 자주 사용하는 표현이다. 분야를 가리지 않고 궁금한 점이 있으면 인터넷에서 검색을 먼저 해본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인터넷을 사용하는 목적을 물었더니 국내 사용자의 92.3%가 '자료 및 정보 획득'라고 답했을 정도다. 게다가 최근 스마트폰이 확산되면서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아볼 수 있게 됐다. 검색창에 입력만 하면 국내에서만 4000만 명에 달하는 인터넷 사용자들이 차곡차곡 쌓아놓은 각종 콘텐츠가 주르륵 쏟아진다.
하지만 이 수많은 정보 중 믿을 수 있는 '정직한 정보'는 많지 않다. 최근 인터넷과 SNS가 정직하지 못한 정보로 병들고 있다는 얘기다. 인터넷은 다양한 사람들이 누구나 모여 정보를 주고받는 소통의 장으로 성장했지만 그 이면에서는 신뢰할 수 없는 거짓 정보들이 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익명성 뒤에 숨은 악의적인 댓글들은 정직하지 못한 인터넷 사용 문화의 한 단면이다. 인터넷을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축적되는, 정직한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것도 이 같은 현실과 무관치 않다.
인터넷진흥원 조사에 따르면 중ㆍ고등학생의 74.8%는 인터넷을 통해 허위사실 유포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허위사실 유포 경험은 20대(69.3%), 30대(52.6%), 40대(47.2%), 50대(45.5%)에서도 절반가량이 경험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SNS의 등장은 인터넷을 통해 유통되는 정보가 퍼지는 속도를 더 빠르게 만들었다. 정보의 신뢰성을 검증할 시간도 없이 온갖 얘기들을 실어 나르는 것이다. 하지만 설문 결과 SNS를 통해 얻은 정보가 믿을만하다는 응답은 절반을 밑도는 43.3%에 그쳤다. 56.7%는 SNS 정보의 정직함에 의문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싸이월드 등 SNS의 게시물을 심의한 결과에 따르면 초상권침해, 명예훼손 등 정직과 거리가 먼 정보의 적발 건수는 2009년 54건에서 2011년 780건으로 급증, 2년 만에 무려 14배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악성 댓글을 포함한 각종 사이버 폭력도 문제다. 최근에는 카카오톡을 통한 학교 폭력이 사회 문제로 비화되기도 했다. 인터넷진흥원은 국내의 만 6세 이상 인터넷 사용자 중 명예훼손, 모욕, 협박 등 사이버 폭력을 경함한 이들이 4.3%라고 밝혔다. 이미 200만 명에 달하는 직접적인 피해자를 양산한 셈이다. 교육과학기술부의 조사에서도 학교 폭력 피해자의 65%가 사이버 괴롭힘으로 인해 힘들었던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학교 이외의 폭력 피해 공간으로도 '사이버 공간'이 5.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넘쳐나는 음란물도 골칫거리다. 행정안전부의 '청소년의 성인물 이용 실태조사' 결과 청소년들이 타인과의 성인물 공유 수단으로 카카오톡 등 SNS를 이용하는 경우가 48.8%로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직한 인터넷, 정직한 SNS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전문가들은 규제보다는 사용 문화 개선과 서비스 제공 사업자들의 정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이 같은 부작용을 해결하며 정직한 인터넷을 만드는 과정에서 산업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다는 지적이 눈길을 끈다. '한국 인터넷의 아버지'로 불리는 전길남 게이오대 교수는 "인터넷에 거짓 정보, 바이러스, 스팸 등 부작용이 있지만 이는 우리나라가 인터넷의 선두 그룹에 있기 때문"이라며 "새로운 기회와 문제를 동시에 경험한 인터넷 선진국답게 이 문제들을 주도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면 세계 시장에서 강점을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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