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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월급 5년 모아야 전세 구하는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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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연대 시절 몇 년 동안 알뜰살뜰 모으면 서울 변두리에 내 집을 장만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몇 년치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도 내 집 마련은커녕 전세살이조차 벅찬 절망의 시대다. 소득은 쥐꼬리만큼 오르는데 전세금은 그 몇 배로 치솟기 때문이다. 빚을 얻어 전세ㆍ월세금을 해결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전세금이 치솟으면서 전국 세입자 377만명의 평균 전세보증금이 1억원에 육박했다. 통계청ㆍ금융감독원ㆍ한국은행의 가계금융복지 조사결과 올 3월 현재 전세금은 9274만원으로 2년 전보다 1778만원(23.7%) 뛰어올랐다. 반면 세입자의 평균 소득은 4380만원으로 470만원(1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세금 불어나는 속도가 소득증가 속도의 두 배다.
특히 서울에서 전세살이는 과거 내 집 마련 만큼이나 어려워졌다. 서울의 전용면적 84㎡ 아파트 평균 전세금은 2억4893만원으로 직장인 평균 소득의 5년치에 해당한다. 세입자들은 치솟는 전세금을 마련하느라 저축과 보험을 헐거나 빚을 내고 있다. 실제로 2년 전 평균 2057만원이던 전세금 대출액은 올해 2795만원으로 36% 뛰었다.

월세 가구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347만가구의 올해 평균 보증금은 1311만원으로 2년 전보다 16% 올랐다. 더구나 월세 가구 대출의 6.7%는 부채상환 용도다. 전세 가구의 돌려막기 비중(2.2%)의 세 배나 된다. 빚을 내 빚을 갚는 악순환에 빠져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내세운 '다시 잘 살아보세'란 말이 통하려면 전ㆍ월세 때문에 고통받는 '렌트 푸어'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박근혜 당선인은 집주인이 전세금을 은행에서 빌리고 세입자가 이자를 부담하는 '목돈 안 드는 전세제도'를 내놓았다. 전세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상황에서 집주인이 세입자를 위해 대출을 받으려들지 의문이다. 철도부지 위에 고층건물을 지어 저렴하게 임대하는 행복주택 프로젝트도 내걸었지만 경제성이 문제다. 국민행복 시대는 렌트 푸어 대책에서 출발해야 한다. 소형 주택과 공공임대주택을 보다 많이 공급해야 한다. 맹추위보다 무서운 게 전세ㆍ월세금 올려달라는 집 주인의 통보다. 새정부 출범까지 기다리기 힘들다. 현 정부와 협조해 보다 정교한 실효성있는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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