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의회, 방축리·고운리·종촌리 등 통합 해 만든 도담동, 방축동으로 고쳐…입주 예정자들 반발
세종시는 세종 이름을 따 만든 도시답게 마을, 학교, 도로, 공원 등 주요시설 1066건에 대한 이름이 한글도시 이미지를 살릴 수 있게 순우리말로 지어졌다.
논란이 된 동 이름은 도담동. 지난 7월 세종시가 출범하면서 옛 연기군 방축리, 갈운리, 고운리, 종촌리, 진의리를 한데 묶어 ‘도담동’으로 이름 지어졌다.
이 동 이름을 세종시의회가 옛 이름인 방축동으로 바꿨다. 세종시의회는 입법예고와 상임위원회 검토를 거쳐 지난 17일 본회의를 열고 ‘행정동·리의 명칭과 관할구역에 관한 개정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고 의원은 “세종시 출범 전부터 문제를 제기했던 부분이다. 지명유래를 따라 지은 것을 한글이란 이유로 고치는 데 이의를 제기했다”며 “1억원 미만으로 보상받은 원주민들이 50%가 넘는다. 이들은 아파트에 들어갈 돈이 없고 생활도 어려운 사람들이다 이들에게 돌려드릴 것은 이름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입주를 앞둔 예정자들은 한글이름을 한자로 고친 것에 불만을 나타냈다.
조례안이 세종시의회를 통과한 뒤 시의회엔 23일까지 100여 입주예정자들이 올린 항의성 글들로 도배됐다.
최원석씨는 “어떤 사유로 지역이름을 바꿨는지 모르겠다. 대부분의 1-4지역의 분양을 받은 사람들이나 현재 살고 있는 사람들이 도담동이란 명칭을 더 좋아하는 것 같은데 민심을 잘못 파악한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또 이종인씨는 “세종시 주인은 첫마을에 들어와 있는 사람들과 입주예정자들이다. 거기서 살 사람들 동의도 없이 몇몇 원주민들의 얼토당토 않은 요구로 동 이름을 쉽게 바꿔버리다니 젊은 도시, 희망을 품은 도시 세종을 바라며 입주를 기다리고 있는 입장에서 너무나 실망스럽기 그지 없다”고 비난했다.
세종시 또한 조례안에 대해 역사성만을 갖고 동 이름을 바꾸는 것은 주민갈등과 또 다른 오해소지를 불러올 수 있다. 도담동지역에 2015년까지 2만5000여명이 입주예정인 것을 감안하면 입주자 의견수렴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뜻에서 차제에 다시 검토의견을 밝혔지만 시의원들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논란이 이어지자 조례를 발의한 고 의원은 “곧 의원들 끼리 회의를 열어 시민들 말씀을 통해 합리적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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