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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잇는 이름’ vs ‘순 한글 이름’ 세종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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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의회, 방축리·고운리·종촌리 등 통합 해 만든 도담동, 방축동으로 고쳐…입주 예정자들 반발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한글이름이 나을까. 아니면 전통을 잇는 이름이 나을까. 세종시에서 두 이름을 놓고 주민과 시의회가 갈등을 겪고 있다.

세종시는 세종 이름을 따 만든 도시답게 마을, 학교, 도로, 공원 등 주요시설 1066건에 대한 이름이 한글도시 이미지를 살릴 수 있게 순우리말로 지어졌다.
소담동, 보람동, 반곡동, 가람동, 한솔동, 새롬동 등 행정중심복합도시의 14개 법정동은 모두 순한글이름을 쓴다.

논란이 된 동 이름은 도담동. 지난 7월 세종시가 출범하면서 옛 연기군 방축리, 갈운리, 고운리, 종촌리, 진의리를 한데 묶어 ‘도담동’으로 이름 지어졌다.

이 동 이름을 세종시의회가 옛 이름인 방축동으로 바꿨다. 세종시의회는 입법예고와 상임위원회 검토를 거쳐 지난 17일 본회의를 열고 ‘행정동·리의 명칭과 관할구역에 관한 개정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대표발의한 고준일(민주통합당) 의원은 “통합된 마을의 주산이 황우산이다. 황소가 엎드려 있는 산이란 뜻으로 가축을 풀어 놓은 방축동 이름이 생긴 이유이기도 하다”고 방축동을 설명했다.

고 의원은 “세종시 출범 전부터 문제를 제기했던 부분이다. 지명유래를 따라 지은 것을 한글이란 이유로 고치는 데 이의를 제기했다”며 “1억원 미만으로 보상받은 원주민들이 50%가 넘는다. 이들은 아파트에 들어갈 돈이 없고 생활도 어려운 사람들이다 이들에게 돌려드릴 것은 이름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입주를 앞둔 예정자들은 한글이름을 한자로 고친 것에 불만을 나타냈다.

조례안이 세종시의회를 통과한 뒤 시의회엔 23일까지 100여 입주예정자들이 올린 항의성 글들로 도배됐다.

최원석씨는 “어떤 사유로 지역이름을 바꿨는지 모르겠다. 대부분의 1-4지역의 분양을 받은 사람들이나 현재 살고 있는 사람들이 도담동이란 명칭을 더 좋아하는 것 같은데 민심을 잘못 파악한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또 이종인씨는 “세종시 주인은 첫마을에 들어와 있는 사람들과 입주예정자들이다. 거기서 살 사람들 동의도 없이 몇몇 원주민들의 얼토당토 않은 요구로 동 이름을 쉽게 바꿔버리다니 젊은 도시, 희망을 품은 도시 세종을 바라며 입주를 기다리고 있는 입장에서 너무나 실망스럽기 그지 없다”고 비난했다.

세종시 또한 조례안에 대해 역사성만을 갖고 동 이름을 바꾸는 것은 주민갈등과 또 다른 오해소지를 불러올 수 있다. 도담동지역에 2015년까지 2만5000여명이 입주예정인 것을 감안하면 입주자 의견수렴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뜻에서 차제에 다시 검토의견을 밝혔지만 시의원들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논란이 이어지자 조례를 발의한 고 의원은 “곧 의원들 끼리 회의를 열어 시민들 말씀을 통해 합리적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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