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터에 투입된 동물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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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수단 서부 다르푸르 지역의 케레이네크 마을에서 위성항법장치(GPS)와 사진 전송 장치가 부착된 이스라엘 독수리가 붙잡혔다. 이란은 이 독수리가 이스라엘군이 정찰용으로 날려보낸 스파이 새라고 결론짓고 있다. 이 독수리의 다리에는 히브리어로 '이스라엘 자연 서비스' '히브리대, 예루살렘'이라고 쓰인 표찰이 달려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스라엘측은 "수단에서 붙잡힌 독수리는 겨울철 이동 행태를 연구하기 위해 지난 10월 날려 보낸 100여 마리 독수리 중 한 마리"라고 반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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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을 정찰용이나 탐지를 위한 전쟁에서의 활용은 가능할까. 동물을 전쟁에 동원된 것은 2차세계대전때부터다. 당시 고양이와 박쥐가 투입되기도 했다. 나치의 군함위에서 폭탄을 단 고양이를 낙하시키면 물을 싫어하는 고양이가 군함에 안착해 자폭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오판이었다. 고양이는 군함에 안착되기전에 공중에서 기절해 버렸다. 박쥐도 마찬가지다. 겨울잠에 빠져있는 박쥐에 소이탄을 달아 투하하면 적의 공장 안으로 깊숙히 날아들 것으로 예측했지만 낙하도중에 겨울잠에서 깨지 못하고 추락사했다.


그동안 전쟁에서는 말과 소, 코끼리가 군수물자 수송에 활용됐고 훈련시킨 비둘기, 즉 전서구를 군 통신에 이용하기도 했다. 첨단화·기계화가 이뤄진 지금에조차 경비와 감시, 탐지 임무에 군견들이 투입된다.

현재 성공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은 돌고래다. 미 해군은 1962년 돌고래, 바다사자 등 포유류를 이용한 연구를 진행해왔으며 1965년 '터피'라는 해군 소속 돌고래가 수면과 수심 60m의 둥지를 오가며 도구와 메시지의 전달에 성공해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후 미해군은 5개의 군용 해양 동물 훈련·운용팀을 꾸려 75마리의 남방 큰돌고래와 35마리의 캘리포니아 바다사자를 훈련시키고 있다. 이 동물들은 72시간 내 지구상의 어느 바다라도 돌고래와 바다사자를 실전배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미 해군의 공식발표에 따르면 MK팀의 해양 동물들에게 부여된 임무는 기뢰 탐지, 적 침투에 대비한 항만 및 해군 자산 경계, 해양에 투기된 자산의 발견 및 회수다. 이중 가장 중요하고도 핵심적인 것은 단연 기뢰 탐지다. 5개팀 중 돌고래를 운용하는 3개팀에 기뢰 탐지 임무가 할당됐다. 구체적으로 MK 4팀은 계류기뢰, MK 7팀은 해저기뢰의 위치 파악에 특화돼 있으며 MK 8팀에게는 해병대 및 육군의 상륙작전 시 상륙함의 안전한 이동루트 파악이라는 임무가 부여돼 있다.


과거 구소련도 미국에 자극을 받아 1960년대 후반부터 돌고래에 폭약을 부착한 자살테러팀을 구성하기도 했다. 구 소련군 참모본부에 근무한 바라네츠에 따르면 소련군의 돌고래는 선박의 스크루 소리만 듣고 소련제 잠수함과 다른 국가에서 만든 잠수함을 구별할 수 있었으며 물속에 빠뜨린 반지를 찾아낼 만큼 혹독한 훈련을 받았다.


하지만 구소련이 붕괴되면서 재정난으로 인해 5~6마리의 돌고래만 사육되다가 지난 2000년 이란에 판매된 것이 확인됐다. 돌고래의 최대수명이 40년인점을 감안한다면 아직도 이란에서 생존할 가능성도 있다.


탄자니아에 본사를 둔 비정부기구(NGO)인 에이포포(APOPO)는 캥거루 쥐를 지뢰탐지병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몸무게가 1.5㎏을 넘지 않아 지뢰를 밟아도 터질 염려가 없다. 특히 개처럼 반복적 업무에 실증을 내지도 않는다.


실제로 이 캥거루 지를 투입해본 결과 2010년 모잠비크에 첫 파견된 이 쥐들은 지난해에만 44마리가 74.8헥타르(㏊)의 면적을 수색해 대인지뢰 787개, 불발탄 220발, 소형무기 및 탄약 2683개를 찾아냈다. 2011년 12월 현재 에이포포는 총 223마리의 지뢰탐지 쥐를 보유하고 있으며 작년부터는 태국에도 투입돼 393개의 지뢰와 859개의 불발탄을 찾아내기도 했다.


여기에 미군은 동물을 이용한 전략기술을 더 개발중이다. 나비 등 곤충이 번데기상태에 있을때 초소형전자기계시스템(MEMs)을 이식하고 원격조종하는 것이다. 에너지는 곤충의 체온이나 움직임에서 얻어 적의 시설로 날아가 영상과 소리 등을 아군에 전송한다는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는 아직 진행중이다.


군에서 동물을 전쟁에 투입시키는 이유는 간단하다. 감각이 인간보다 뛰어나며 먹이외에는 인건비가 들어가지 않아 유지하기 쉽다. 군인 1명이 입대해 제대할 때까지 평균 400 만 달러(약 37억원)의 비용을 쓰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충분히 매력적이다.


미해군은 이들 동물에 대해 올바른 보호와 처우를 규정한 펜타곤의 지침과 해양포유류보호법(MMPA), 동물복지법 등 연방법을 철저히 준수해 동물권을 지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군사적 효용성과는 별개로 이는 동물 보호론자들에게 많은 비난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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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훈련 특성상 동물을 괴롭히는 일은 불가능하며 훈련을 성공할때마다 주는 먹이를 통해 동물의 본성을 임의로 통제한다는 것이다. 또 72시간 전개원칙에 따라 장거리 이동, 낯선환경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군이 동물을 활용하는 것은 동물의 감각적인 면도 뛰어나지만 위험한 임무를 사람 대신 수행하는 면에서 많이 활용된다"면서 "한국군의 경우 군견을 활용하고 있으며 전쟁에서 사망할 경우 장병이 사망때와 같이 예우를 해준다"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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