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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월세의 늪' 탈출…정부의 존재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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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갑자기 전세보증금 올려 달래서 월세 살게 됐어요. 자녀 셋 교육비에 생활비도 벅찬데 월세까지 더해져 빠듯해요. 저축은 꿈도 못 꾸죠."

"결혼도 해야 하는데 주거비로 월급 대부분이 빠져나가 힘들어요. 불안한 미래 때문에 잠을 제대로 못잘 정도입니다."
월세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조명한 '월세의 늪' 기획시리즈를 접한 독자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포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에 달린 수천개의 댓글은 '렌트 푸어'에 허덕이는 우리 이웃들의 구구절절한 하소연이었다. 소득이 높고 낮은 걸 떠나 월세로 인한 압박감이 그만큼 강하다는 반증이었다. 20만원 월세를 사는 비정규직 새내기 직장인은 물론이고 잠실에서 보증금 1억원, 월 160만원을 부담하는 '귀족 월세' 60대 가장도 "미래를 위한 대비가 전혀 돼있지 않다"며 신세한탄을 늘어놨다.

실제로 40~50대 장년층의 경우 노후를 대비할 수 있는 여유가 거의 없다시피하다. 30대 미혼 직장인들은 배우자 구하기도 힘든 데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결혼비용조차 엄두를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학업에 집중해야할 대학생들도 등록금이 하늘을 찌르는 마당에 주거비까지 걱정해야할 판이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저금리기조가 유지되며 특유의 전세제도가 줄어들고 연 7~10% 고이율로 임대료를 꼬박꼬박 받는 렌트형 주거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에 우리 사회가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는 체계가 없어 보인다. 월세 관련 통계 조차 제대로 없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하는 월세 동향자료는 빈약하기 그지없다. 지난 6월부터 발표되는 주택유형별 통계는 도시형생활주택, 원룸, 고시원 등으로 분류하지 않고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 국토해양부도 전월세대책 담당이 있지만 월세와 관련된 대책에는 뾰족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장차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감수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정부가 나서야 한다. 미국에서도 주거관련 지출이 소득 절반을 넘으면 임대료를 우선 지원하며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사회 구조적으로 문제가 발생했을 때 팔 걷어붙이고 나서는 게 세금을 걷는 정부의 존재 이유다.



박미주 기자 bey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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